[헤럴드POP=안태현 기자] 12년 만의 컴백, 하지만 대중들에게 유승준은 여전히 ‘스티브 유’로 기억되고 있을 뿐이었다.
지난해 11월 발매할 예정이었다가 음원 유통사가 최종적으로 이를 취소하며, 국내 컴백이 무산됐던 유승준. 그런 그의 새 앨범 ‘어나더 데이(Another day)’가 18일 정오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타이틀곡 ‘어나더 데이’를 비롯해 ‘People don’t know’, ‘Rat-a-tat-(tat)’, ‘Califonia’ 등 총 4곡이 수록되어있는 앨범. 유승준은 4곡 모두 작사에 참여했고, 앨범 프로듀싱은 가수 H-유진이 맡았다. 그렇게 그는 12년 만에 다시 국내 음반 시장에 컴백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지난 1997년 ‘가위’라는 곡을 통해 데뷔하며 단숨에 톱스타로 거듭났었던 유승준. 그는 그야말로 1990년 후반을 대표하는 가수라고 평가할만했다. 탄탄한 몸에서 나오는 화려한 댄스, 그리고 좌중을 사로잡는 입담까지. 출시하는 앨범마다 모두 대히트를 쳤으며, 시트콤, 드라마, 예능 방송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방송계를 휘어잡았다. 또한 어린 나이에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방송에 임해 대중들에게도 ‘바른 청년’의 이미지를 심어줬었다.
물론, 이도 2002년 2월 2일 전까지의 일이었다. 이미 징병검사 과정에서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상태였던 유승준. 그는 2001년, 군 입대 전 마지막 일본 고별 콘서트를 개최하고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겠다며 귀국보증제도를 이용해 출국을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유승준은 다시 한국에 입국하지 못했다. 인사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은 뒤 대한민국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힌 것.
분명 군 입대 이전부터 대중들에게 꼭 군복무를 마칠 것이라는 뜻을 피력했던 유승준은 대중들의 믿음을 져버렸다. 그를 지지하던 팬들도 등을 돌렸고, 계약되어있던 CF도 줄줄이 해지됐다. 병무청 또한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에 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입국 후 기자회견을 가지기로 했던 그였지만, 유승준은 끝내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그렇게 대중들의 기억 속에 유승준은 미국 국적의 이름 ‘스티브 승준 유’, 줄여서 ‘스티브 유’로 남게 됐다. 이후 수없이 한국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싸늘하게 식은 여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2007년, 7집 ‘리버스 오브 유승준(Rebirth of YSJ)’으로도 국내 복귀를 피력했지만, 대중들의 큰 지탄을 받을 뿐이었고, 2015년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대국민 사과 방송까지 했지만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당시 유승준은 “국민 여러분과 법무부 장관, 병무청장님, 출입국 관리소장님, 한국의 젊은이들에 물의를 일으키고 또 허탈하게 해드린 점 사죄하겠다”고 사죄의 뜻을 밝혔었다. 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부서진 후였고, 깨진 유리를 다시 맞출 수는 없는 법이었다.
한국 방송계로 돌아오고자 했던 유승준의 바람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12년 만의 신곡 ‘어나더 데이’를 통해 “아픈 모든기억 지울 수만 있다면/ Be born again. wanna born again/ 제발 되돌리고 싶어 더 늦기전에/ 그땐 너무 어려서 생각이 어리석었어 바보처럼 결국엔 니 맘을 아프게 했어”라는 가사를 남긴 유승준. 하지만 여전히 대중들에게 그는 ‘유승준’이 아니고 ‘스티브 유’였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모든 명약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이 있다. 그건 유승준이 대중들에게 지키지 못한 약속과 믿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