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배우 서예지에게 ‘암전’은 뚝심과 열정이었다.
영화 ‘암전’ 속 서예지의 모습은 그간의 작품에서 보였던 모습과 확연히 달라져있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 자신의 끼는 안경의 도수를 그대로 맞춘 뿔테안경, 꾸미지 않은 검정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새. 외면적인 모습도 바뀌었을 뿐더러 캐릭터의 내면까지도 그간 보지 않았던 서예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암전’. 영화에 대한 집념으로 광기에 치닫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서예지의 강렬한 연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최고로 무서운 공포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두 영화감독의 비틀린 열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어느 때보다 무서운 영화로 태어난 ‘암전’. 평소에도 공포영화를 좋아해 한국에 있는 공포영화와 외국의 공포스릴러들을 즐겨 본다는 서예지는 12일 서울특별시 중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나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부터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쏟은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여성 캐릭터로서는 수동보다는 능동적인 게 보여주기도, 연기하기도 뿌듯하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영화 속 미정을 연기한 서예지. 그녀는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공포영화인데 (영화 속에서도) 공포영화를 꿈꾸는 소재의 영화여서 좋았다”며 “처음에는 각자의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느끼지 못했지만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 해야겠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영화를 연출한 김진원 감독의 어떤 모습에 영화 출연에 대한 확신을 하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서예지는 “감독님은 우선 공포에 대한 명확성이 있었고 미정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되게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며 “본인을 반영 많이 해서 만든 캐릭터가 미정이었다. 이렇게 감독님이 확신에 차서 연출을 하신다면 현장에서도 제가 헷갈리지 않게 끌고 가실 수 있으시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영화 속 미정을 연기하면서는 어떻게 중심점을 잡고 캐릭터를 만들어갔을까. 이러한 질문에 서예지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다 배제하고 중성성을 부각시키고자 했다”며 “외골수적인 부분을 많이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외롭게 혼자 생각하는 여자’ 이렇게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영화 속 미정의 리얼리티 가득한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김진원 감독이 설정한 뿔테 안경에 자신의 실제 도수를 넣자고 아이디어를 냈다는 서예지. 이에 대해 그녀는 “실제로 제가 생동감 있게 하려면 안경을 벗게 되면 안 보이는 것처럼 해야 했다”고 얘기하며 영화 ‘암전’에 임하면서 했던 진중한 생각을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영화 속 광기를 표현하기 위해서 메소드 연기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특히 서예지는 “공포영화에서 연기인 척하면 들통 날 위험이 높아서 슛이 들어가기 전에는 제 몸을 스스로 때리기도 했다”며 “광기를 표현해내기 위해서 뭐라도 몰입하자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진원 감독의 디렉션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면서도 스스로 캐릭터의 생동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서예지의 모습이었다.
이처럼 수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 낸 영화 ‘암전’ 속 미정의 모습. 극을 이끌어간다는 것에 책임감과 부담감도 있었지만 연기를 하면서는 김진원 감독과 진선규에게 많은 의지를 하면서 열의를 불태웠다는 서예지는 그 어느 때보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속 광기에 찬 서예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날선 공포심이 들게 만드는 게 영화 ‘암전’이기 때문이었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팝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