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니나 내나'가 따뜻함으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풀어놓는다.
'니나 내나'는 오래전 집을 떠난 엄마에게서 편지가 도착하고,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 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한 여행길에 오르며 벌어지는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작품.
'당신의 부탁', '환절기' 등 남다른 가족 이야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동은 감독의 새 영화다. 이 감독은 이번 '니나 내나'를 통해서도 가족 이야기로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니나 내나' 속 삼남매는 엄마의 빈 자리를 느끼며 살아왔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치지만 철이 없는 큰 딸 미정, 둘째지만 장남이라는 책임감을 느끼는 경환,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막내 재윤은 모두 우리들이 흔히 보는 현실 남매의 모습이다.
삼 남매가 엄마의 편지를 받고 파주로 떠나는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때로는 위기를 겪고 어떤 때에는 슬픔에 잠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이들은 서로에 대해 이해하며 용서한다. 극적인 반전은 없다. 소소한 가족 이야기는 잔잔한 파도처럼 흘러갈 뿐이다.
그럼에도 가족이라는 존재는 가장 가깝지만 마냥 가까울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관계. '가족이라서 더 얘기할 수 없다'는 말과 '가족끼리는 괜찮다'는 말은 양립할 수 없는 것 같지만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니나 내나'는 그런 가족의 의미를 전면에 내세우며 102분의 러닝타임을 이끈다.
'니나 내나' 속 삼 남매를 만들어간 장혜진, 태인호, 이가섭의 연기 합도 인상적이다. 장혜진은 맏딸로서 가진 가족에 대한 애정을 친근하게 드러낸다. 어릴 적 엄마에게서 받은 상처를 아이 같은 모습으로 표출하며 우리네의 큰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갔다. 태인호는 장남이 가진 묵묵한 책임감을 삼 남매를 뒤에서 책임졌다. 대사로 표현하는 양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적었을지언정 대사 이상의 묵직한 존재감을 남긴다. 이가섭은 가족의 참견에 귀찮음을 느껴하는 막내 특유의 까칠함을 제대로 살렸다. 그러면서도 그가 가진 남모를 비밀에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세 사람은 모두 부산 출신. 이들은 동향답게 실제 친남매 같은 케미를 만들어가며 경상도 사투리까지 구수하게 사용해 영화 속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한명씩 각자의 이야기를 돌아보면 모두 제각기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만 조금 떨어져 봤을 때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니나 내나'(당신이나 나나) 똑같다. 그런 가족들의 이야기이기에 관객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자신의 가족들과 빗대어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연출을 맡은 이동은 감독은 "가족이라는 관계가 가장 가깝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상처주기도 쉽고 화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이 바라본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밝혔다. 출발지는 같지만 목적지는 각자 다른 구성원들의 집합체인 가족. 그 가족들이 만들어가는 길이 관객들에게 울림을 선사할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