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이혜리가 연기자로서 한층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이며 '청일전자 미쓰리' 종영 소회를 풀었다.
지난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해 '여자 대통령', 'Something', '기대해' 등 곡으로 히트를 치며 가요계를 누비던 이혜리. JTBC '선암여고 탐정단' 등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 도약에 나선 뒤 tvN '응답하라 1988'의 성덕선 역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바다. SBS '딴따라', MBC '투깝스'를 거쳐 이번 tvN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따뜻한 리더 이선심을 맡아 공감과 호평을 이끌었다.
1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혜리는 '청일전자 미쓰리'에 대해 "욕심이 났던 작품이다. 잘 해내고 싶어 준비도 열심히 했다"며 "끝나고 나서 SNS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인생 드라마였다', '재밌게 봤다'는 말들에 (작품이) 끝나고 나서도 마음이 따뜻했다"고 밝혔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위기의 중소기업 청일전자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 약 1년 8개월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혜리는 말단 경리에서 하루 아침에 망하기 직전 회사의 대표 이사가 되는 이선심 역을 맡았다.
이혜리는 "사실 선심이에 대해 '얘가 도대체 왜 이러는 가지' 싶은 부분도 많았다.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다기보다는 뭔가 보듬어주고 싶고, 대신 싸워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거의 반대 지점에 있는 이 인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 또래인 주변 친구들을 보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고 이선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친구들은 회사에서 상사에게 '저 그거 못하겠어요' 선뜻 말하기가 어려운가보더라"면서도 "그런데 '나도 신인 때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지점들이 제 친구들의 모습과 맞닿아 있었던 것 같다. 신인 때는 선심이처럼 저도 울었다. 9년쯤 전인데, 당시에는 '난 이렇게 해야하고, 이런 사람이야' 했을 뿐, 분하다거나 화난다는 생각조차 안해봤다"고 이선심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9년이 지나니까 이제는 그래도 조금 할 말 하고, 의견도 있고, 화도 내고 한다"며 웃었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그려낸 '청일전자 미쓰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과 애환을 자아내 호평을 받았던 터다. 그러나 최종회에서 3.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를 기록하긴 했지만, 줄곧 2~3%대를 유지하며 시청률 면에서 고전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이와 관련 이혜리는 "사실은 당연히 신경을 안쓰려야 안쓸 수가 없다. 시간 보듯이 확인하게 된다"며 "열심히 만들었으니 속상하고 안타까운 것도 맞다. 하지만 저희는 만드는 사람들이니까 일단 던지는 것으로 끝인 것 같다. 거기 얽매이고 계속 속상해하면 촬영하는 데에도 지장이 생기니까 최대한 좋게 좋게, 봐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잘 끝내자는 생각에 으쌰으쌰했다. 현장에서도 감독님이나 김상경 선배님을 비롯한 다른 배우 분들이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셔서 주눅들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작품의 타이틀 롤을 맡은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혜리는 "처음부터 욕심이 있었던 작품이라고 말씀을 드렸듯, 부담감이 있긴 했다. 그래서 감독님이랑 일주일에 두세 번은 만나며 대화를 아주 많이 하려고 했고, 대본 리딩도 많이 했다"며 "그럼에도 부담을 덜었던 건, 베테랑 선배님들을 믿고 의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함께 출연한 배우 김상경 또한 이번 작품이 이혜리의 '인생캐'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기대를 높인 바 있다. 작품이 끝난 시점에서 이 같은 칭찬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어떤지 질문에 "좋게 봐주시면 좋은 거고 아쉽다면 아쉬운 거다. 전 대중 연예인 아닌가. 대중의 평가가 맞는 거라고 생각한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작품이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10년차가 되어가는 이혜리는 대중의 평가 앞에서 여전히 긴장이 된다고. 그는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작품 수도 많아지고 연차도 높아지니까, 신인 때는 '못할 수도 있지' 하고 자기 합리화를 했다면, 지금은 저에 대한 스스로의 잣대가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늘 좋은 반응만 있을 수는 없는 터. 평소 온라인상 반응을 많이 확인하는 편인지 묻자 이혜리는 "정말 다 본다. 기사도 다 찾아본다"고 답하며 웃었다. 악플에 대해서는 "익숙해질 수가 없는 것 같다. 누군가가 날 싫어한다는 데 익숙해지기란 쉽지 않지 않냐.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는 게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가장 듣기 좋았던 칭찬으로는 "'위로 받았어요'라는 얘기가 제일 듣기가 좋더라. 그래서 저도 선심이가 고마웠다"고 꼽았다.
수지와 설현 등 또래 20대 연기자들과 함께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수지 씨도 그렇고 설현 씨도 그렇고 (저도 연기를 하니까)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안다. 동질감 비슷한 마음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누가 누가 잘했나보다는 다같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묻는 질문에 이혜리는 대화와 친구들과의 만남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가깝게 지내고 있는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언급하며 "저도 가수지만 '블랙핑크'지 않냐. 센 콘셉트를 많이 하는 친군데 너무 귀엽고 애교가 많더라. 누구한테든 너무 잘하는 친구라서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어 자주 만나다보니 친해지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걸스데이 멤버들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내년 걸스데이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묻자 이혜리는 "멤버들이랑은 계속 얘기도 하고 있고 너무 하고 싶은데 여러가지 고려할 것들이 많더라. 회사도 다 다르지 않냐"며 "그런데 10주년이고, 팬분들이 너무 많이 기다려주시니 해보고 싶다. 그 역경들을 헤쳐나가볼까 하는 고민들을 하고 있다. 그냥 지나가면 저도 너무 아쉽고 속상할 것 같다"고 답해 기대를 높였다.
한편 이혜리는 '청일전자 미쓰리' 종영 후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사진 제공=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이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