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시나리오도 직구고 영화의 내용 어렵지 않아요"
조진웅이 무겁지만 진정성 있는 연기로 돌아왔다. 그가 출연한 영화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조진웅은 "오래된 영화 동료이자 좋은 형님이신 PD님이 처음 시나리오를 주면서 제안을 주셨다 그 때는 제목도 대놓고 '모피아'였다. 알고 봤더니 경제 관련된 영화더라. '먹고 살기 힘든데 경제 관련?' 싶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가는 모습이 힘이 있을 것 같았다. 또 그 PD분과 첫 작업을 할 수 있었고 감독님이야 두말할 거 없는 거장이시니까 출연을 하게 됐다"고 '블랙머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우선 설명했다.
"제가 가진 소스가 여러 가지 요소들로 전달하게 되면 확실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제 전공이기도 하고 확실한 등대 감독님이 계시겠다, 우리를 잘 서포트해주는 스태프도 있고 제가 너무 아끼고 좋아하는 동료 배우들도 있었다. 촬영 중에 하나금융승소와 관련된 기사가 난 적이 있었다. 그 기사를 보고 '영화를 빨리 만들어서 빨리 관객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진웅이 맡은 양민혁 검사는 '막프로'라는 별명이 딱 맞아떨어지는 인물이었다. 스타펀드의 대한은행 매각 사건 속 감춰진 진실을 찾기 위해 거침없이 수사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지만 그럴수록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조진웅은 이런 양민혁을 연기하는 데 나름대로 고충을 겪었다.
"사건에 부딪히고 막무가내로 돌진하는 역할은 진하게 해봤었는데 보통은 나가떨어지고 상처가 남는다. 그렇게 가슴 아파하고 관객들은 같이 슬퍼한다. 그런데 양민혁은 그렇게 가면 안 된다. 부딪히면 아파하는 게 아니라 그럴수록 이성적으로 사건을 들여다봐야 한다. 관객들이 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전달하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어떨 때에는 그날 신을 마무리하고 헤어지고 다음날 다음신 찍자고 만났는데 '양민혁의 화밖에 없다'는 게 보인 적도 있었다. 그럼 양해를 구하고 재촬영하는 거다. 그렇게 톤을 다시 잡았다. 관객들에게 객관적인 시선을 남겨 놓기 위한 작업이 쉽지 않더라."
양민혁이라는 캐릭터가 더욱 독특했던 지점은 어려운 경제 영화임에도 양민혁의 입을 빌려 구체적인 설명이 들어가 영화의 이해를 도왔다는 지점이었다. 양민혁이 경제에 문외한인 검사였기 때문에 사건을 파헤치며 모르는 부분들을 되묻고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쉽게 풀이해줬기 때문.
조진웅 역시 양민혁의 이런 지점을 의미있게 바라봤다. "검사라는 직업이 엘리트인데도 감독님이 양민혁의 직업을 검사로 한 이유는 수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단 하나는 경제에 전문적이지 못한 일반인 정도 수준에 있어야 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에서 우려했던 건 너무 곱씹어서 르포처럼 보일까 했던 거다. 어떤 때에는 누르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건 다시 재물었다. 투머치할 때가 있어서 줄이기도 했는데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많이 인식을 시켜도 르포처럼 돼 극이 가져가는 에너지가 삐끗할 수도 있었다. 쉽지 않은 작업이긴 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양민혁 덕분에 무거운 경제 이야기임에도 대중들의 접근성을 높인 '블랙머니'. 조진웅은 '블랙머니'가 가지는 의의에 대해 "'블랙머니'가 12세 관람가이지만 12세한테 얘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연령층이 있지 않나. 돈을 벌어서 시장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고 그렇게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고하는 영화일 수 있다"며 "시나리오도 직구로 설계가 잘 되어있고 던지는 메시지도 간단하고 직역하고 있고 이 영화의 내용이 어렵지 않다. 그냥 눈 뜨고 코 베인 거다. 외국에서 헐값에 우리나라 은행을 매각한 뒤 차액 챙겨서 도망간 얘기다. 우리나라가 내년 소송에서 패소하면 세금으로 돈을 메우는 건데 그쪽은 이중으로 돈을 버는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영화 '블랙머니'는 지난 13일 개봉했다.
([팝인터뷰②]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