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연기 부족함이요? 제 나름의 해석이었어요"
'VIP'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 이상윤은 'VIP'에서 VIP 전담팅 팀장에서 이사까지 오른 인물이지만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정선(장나라 분)과의 가정을 위기로 만드는 박성준 역을 맡았다. 그는 박성준 역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제대로 유발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학동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상윤은 "이 작품 덕분에 수명이 많이 늘어서 감사한 작품이었다. 작품 자체가 너무 사랑 받아서 좋았다. 저 역시도 처음 대본을 읽을 때 너무 좋았고 그만큼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성준을 연기한 만큼 출연 당시부터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받을 각오는 충분히 하고 있었던 이상윤. 미움을 받을 수 있단 것을 알면서도 박성준을 선택한 데에는 대본에서 느껴지는 매력이 컸기 때문이었다. "6부까지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싶었다. 저 역시도 '이 문자가 진짜일까'를 갖고 봤다. 대본 자체가 재밌기 때문에 뒷 이야기도 재밌게 풀어가실 것 같았다. 욕을 먹는 역이라는 건 상관 없었던 것 같다. 기존의 제 이미지와는 다른 이미지를 갖고 싶은 건 사실인데 꼭 그런 이유 때문만도 아니었다. 그런데 덕분에 또 다른 이미지를 얻게 됐다. 하하"
물론 욕을 먹을 수 있겠다는 각오를 하고 들어갔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의 예상보다 더 강력했다. 이상윤 역시 시청자들의 격렬한 반응을 보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각오했던 것보다 심했던 것 같다. 성준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야 예상했는데 그것보다도 많은 분들이 몰입해서 보시다보니 더 강한 부정적 의견을 많이 주셨고 그걸 넘어서서 저한테까지 부정적인 의견들을 주시고 연기적인 면에서도 얘기를 듣게 되더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 "성준이 그렇게 반응을 받을 거라는 건 대본 보는 순간 알고 있으니까 욕을 많이 먹을수록 드라마 잘 될 거 같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부분이 저한테까지 오고 연기적인 부분까지 얘기하게 될 거라고는 몰랐다. 성준이 욕 먹고 이상윤이 욕을 먹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반응에는 의문이 있다. 제 연기의 부족함이라고 얘기하시는데 저는 나름의 해석이었다"며 "진짜 이 사람 속을 알 수 없게 하고 싶었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하고 싶었고 드러나려고 하는 순간조차도 답답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싶었다. 다만 그 감정이 있는지 정도는 보여야 하는 신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 몇 개가 관건이었던 것 같다. 그 부분에서조차도 보이지 않았다면 제가 잘못한 거고 그 신에서는 보였는데 나머지는 안 보인 거라면 제가 박성준을 해석한 방법이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상윤의 해석처럼 박성준은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아 답답했던 인물이었다. 감정을 표출하는 연기보다 그 감정을 속으로 삭이는 연기는 더욱 어려운 게 사실. 이상윤은 이에 대해서는 "아는데 모르는 척 연기를 한다고 해도 아는 걸 티를 내고 모르는 척을 할 것인가, 그냥 모르는 척을 할 것인가로 또 나뉜다. 연기에서 상황을 설명해주는 장치가 있으면 상관없는데 '아는데'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모르는 척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었다. 저는 '아는데'를 덜하고 싶었다"고 이번 역할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드러냈다.
"화가 나는데 화를 참는다고 하면 화가 나는 감정은 속에만 가지고 얼굴이나 모든 건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 성준의 감정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장면은 회상신에서 아버지의 실제 자식들을 만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친구가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감정을 표현하는 거라고 봤다. 서러워서 얘기하는데 서럽다고 토로하는 게 아니라 서럽지 않게, 슬픔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장면에 대한 평 중에 하나가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안 내는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니고' 이런 거였다. 제가 하려고 했던 게 그거였다. 그 분은 다 보신 거 아닌가. 그럼 잘 했나보다 생각했다."
([팝인터뷰②]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