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연 기자]더 나은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쓴 법조인 자기님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1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제헌절 특집'으로 진행돼 법조인 자기님들과 만났다.
이날 첫 번째 자기님은 박일환 전 대법관이었다. 36년의 판사생활 후 지난 2006년부터 6년간 대법관으로 지냈다.
박 전 대법관은 "이왕 법원에 온 거 마지막까지는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대법관이 됐다"라며 대법관으로 지내는 동안 "매일 고시 공부하는 것 같았다. 일정한 업무의 양을 일정한 시간 내에 해야했다. 하루에 다섯 권 정도였다"라며 휴가를 갈 때도 문서를 들고 갔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퇴임을 하고 난 후 "섭섭하다는 생각은 없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 기분이었다. 항해를 무사히 마쳤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현재 유튜브를 운영 중인 박 전 대법관은 유튜브 시작하게 된 계기에 "법조 생활을 정리하던 중 자서전을 쓸까 하다가 딸이 '책을 써서는 힘만 들고 보는 사람이 없다. 유튜브를 해보라'고 권유하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석 달간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처음 구독자는 60~70명이었다. 만날 때마다 친구들에게 보라고 했었다"라며 "현재는 구독자 중에 65세 이상은 1%도 안 된다. 구독자 연령층은 20~30대"라고 밝혔다.
유튜브 수익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는 "처음에 만들 때 창출 안 하는 걸로 신청했더라. 그래서 현재 수입이 없다"라며 "수익창출 신청을 할까 했었지만, 학생들도 보는 짧은 영상에 광고까지 넣기 그렇더라. 그래서 그냥 하고 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퀴즈를 맞춘 박 전 대법관은 상금을 노인과 장애 아동을 위한 단체에 기부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두 번째 자기님은 지난 2010년부터 우리나라 유일하게 8년간 소년재판을 맡고있는 24년차 법조인 천종호 판사. 그의 별명은 '호통 판사'다.
천 판사는 호통을 치는 이유에 대해 "소년재판은 3분 만에 결정된다"라며 "소년법은 가벼운 처벌을 하는데 경각심마저 못 갖는다면 그 아이들이 또 다시 재판에 설 확률이 높다. 3년 동안 5번 선 아이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관용을 베풀고 있는지 알길 바라는 마음으로 호통을 치고 다시 오면 더 엄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 판사는 어느 판사들보다 엄하게 판결을 내린다며 "소년 보호처분 중에 가장 무거운 처분인 10호 처분을 많이 내려 '천10호'라 불린다"고 이야기했다. 10호 처분은 소년원에서의 복역기간이 최장 2년이다.
천 판사는 방황의 기로에 선 청소년들에게 "'미래에 내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를 돌이켜봤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원래 2014년정도에 퇴직할 예정이었던 천 판사는 위기 청소년들의 처우를 높이기 위해 현재까지도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천 판사는 "저도 벌할 때는 정확하게 하지만 처벌한 이후에 재비행을 막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더 노력했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세 번째 자기님으로는 이혼 전문 변호사인 최유나 변호사가 등장했다.
28살에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된 이유에 최 변호사는 "이혼 사건이 재밌더라. 저한테만 비밀 얘기를 해주는 것들이 제 특권 같았다. 이혼을 빨리 시켜 더 나아지게끔 해드리는 게 재밌더라"라고 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간 1600~1700건 정도 이혼 사건을 맡았던 최 변호사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명대사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말을 듣고 정말 대사 잘 썼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실제로 이혼 상담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저에게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하셨다"고 고백했다.
최 변호사는 "이혼은 일상적인 이별의 한 유형"이라며 "손가락질 받을 이유가 없다. 이혼에 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네 번째 자기님은 서울고등법원 보안 관리대 류철호 법정 경위. 그는 정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약속"이라며 "약속을 잘 지키면 서로 믿고 사는 사회가 될 거다. 그러면 법원에 올 일도 없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날 마지막 자기님은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 엄궁동 사건 등 담당자로 유명한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였다.
박 변호사는 재심 전문 변호사의 길은 "법원의 확정 판결을 뒤집는 건 어렵기 때문에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재심을 담당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뭐냐는 말에 "확정판결을 뒤집어야 하는 새로운 증거, 명백한 증거를 찾는 것"이라며 "당시 수사나 재판 과정의 잘못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길게는 5~6년). 당사자들의 트라우마를 헤아리기 위해 심리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범을 마주할 때 어떤 생각이 드냐는 말에는 "영화 '재심'에서는 제 역할이 진범을 마주하던데, 현실에서는 진범이 나타날까 겁난다. 밤 늦게는 아무리 급해도 화장실을 안 간다. 악몽도 많이 꿨다. 제 SNS에 가족사진도 없다. 해코지를 할까봐"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 반면에 박 변호사는 "소통이 되고 반성하고, 자백하고, 재심을 도와준 진범도 있었다"라며 "그때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라고 현재까지도 해당 사건의 진범과 연락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