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조은미 기자]동시간대에 맞붙은 '사내맞선', '크레이지 러브'의 희비가 엇갈렸다.
SBS 월화드라마 '사내맞선'이 연일 화제성 상위권에 오르며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와중에 KBS2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의 인기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내맞선'과 '크레이지 러브'는 방송 전부터 그동안 주조연으로 입지를 다져온 두 아이돌 출신 여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더구나 두 드라마가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만큼 예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드라마를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종영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사내맞선'과 '크레이지 러브'는 극과 극 성적표를 받았다. 29일 방송분 기준 시청률만 하더라도 '사내맞선'은 11.6%를 '크레이지 러브'는 2.6%를 기록했다.
'사내맞선', '크레이지 러브'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뭘까. '사내맞선'은 얼굴 천재 능력남 CEO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의 스릴 가득 ‘퇴사 방지’ 오피스 로맨스. '크레이지 러브'는 살인을 예고 받은 개차반 일타 강사와 시한부를 선고 받은 슈퍼을 비서가 그리는 달콤 살벌 대환장 크레이지 로맨스 드라마다. 두 드라마 모두 사내연애 클리셰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같다. 코믹한 설정을 내세운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클리셰 가득한 소재를 풀어가는 방법에서 차이가 났다. '사내맞선'은 회사 사장-직원이라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설정을 뻔하지 않게 이용하며 '클리셰가 통하는 이유'를 설명해냈다. 코믹한 요소와 장면을 오히려 힘줘서 부각해 한편의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리고 이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반면, '크레이지 러브'는 막장, 코미디, 로맨스를 모두 가져가기에는 스토리도 연출력도 벅차 보인다. 극중 정수정이 맡은 이신아 역은 비호감 상사 노고진(김재욱 분)에 복수를 꿈꾸지만, 복수의 내용은 부실하기만 하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노고진의 약혼녀 행세를 하며 남주가 싫어하는 양파를 먹이고 옷에 구멍을 내는 등의 행동은 '크레이지'한 복수의 내용으로는 한없이 빈약하다. 더해 서로 물고 뜯다 사랑을 싹 틔우는 '혐관'의 내용으로 보기에도 힘이 약하다.
나아가 '사내맞선'의 경우 원작의 인기와 탄탄함이 인기의 확실한 보증수표가 되었다. '사내맞선'은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화 된 작품인만큼 방송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여기에 작감배의 완벽한 호흡이 인기를 견인했다. 하지만 '크레이지 러브' 경우 순수창작물로 방송 전 대중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부재했다.
누리꾼들 역시 '크레이지 러브'에 대해 "뭔가 애매하다. 집중이 안 된다" "지루하다" "작가, 연출이 문제다" "배우가 안 어울린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
각 드라마의 여주인공 김세정, 정수정은 이미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점에서 비슷한 타이틀은 갖고 있는 두 사람은 출연하는 작품 마다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하는 연기로 호평 받아왔다. 그래서 이번 엇갈린 반응은 한 쪽에는 호재이면서도 다른 한 쪽에는 악재다.
이러한 가운데 '사내맞선'은 현재 마지막 두 회차만을 남겨두고 있고 '크레이지 러브'는 16부작 중 8회까지 선보이며 딱 반환점을 돌았다. '사내맞선'은 이대로만 가면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을 것. '크레이지 러브'에는 아직 남은 시간이 많은 만큼 반등의 기회를 기대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