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정지영 감독이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를 잇는 또 하나의 실화극으로 묵직한 울림을 안겨준다.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제작 아우라픽처스, CJ ENM) 언론배급시사회가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정지영 감독과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참석했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한국 영화계 명장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정지영 감독은 "많이 알려진 사건이지만 지나가는게 대부분이다. 이 사건만은 그렇게 지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 번 더 다시 보자, 잘 들여다보자 싶었다"며 "삼례나라슈퍼 3인조 살인사건에 대해서 보도를 통해 보고 불쌍하다 정도로만 생각하며 무의식적으로 동조한 거 아닌가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실화를 영화화하면서 어떤 사람들이 한국의 켄 로치라고 하는데 켄 로치는 진정성 있게, 사실성 있게 다가가지만 난 극적 장치를 만드는 사람 아닌가 싶다.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많은 관객과 나누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극적 장치를 만드는 사람 같다"며 "사실대로 가면 변호사와 다른 사람이 풀어가기 때문에 '황준철' 반장은 나올 수 없다. 한 사람이 쭉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맞다 싶어서 다른 사건의 인물을 빌려와서 입혔다. 그렇다고 뼈대를 흐트러트리거나 왜곡시키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를 비롯해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까지 신뢰감을 주는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들이 진심 어린 열연으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설경구는 "'실미도', '소원', '생일' 등 실화가 강렬해서 더 끌리는 것 같다. 책임감도 있다. 특히 '소년들'은 '황준철' 반장이 이 작품을 끌고 간다고 하지만 소년들에 대한 리액션을 다 한다고 생각했다. 나보다는 소년들의 동선, 과거 및 현재에 중점을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발 프로를 통해 이 사건은 알고 있었고, 나 역시도 순간에는 분노하고 화나고 했지만 흘려보내지 않았나 반성하고 있다"며 "'황준철' 반장은 이 사건과 무관한 캐릭터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을 찾았던 반장님을 빌려와서 썼던 캐릭터라 사건을 정확히 봤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준상은 "악의 화신이나 축이지는 않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명분을 갖고 사는지 표현해보고 싶었다. 난 아무렇지 않아 생각들로 연기했다. 악행이라 생각하지 않고 믿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보여주고 싶었던게 내 목표였다"며 "나도 그동안 많은 일들을 했는데 내가 한 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감동을 받아서 울었다"고 털어놨다.
진경은 "본의 아니게 시행착오가 있었던, 잘못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바로 잡으려고 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바람직한 인물이지 않았을까 싶다. 외적인 부분보다는 그 인물의 진실성, 진심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닿아보려고 노력했다"며 "이상하게 설경구 선배님과 작품에서 많이 만나게 되더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고, 존재만으로도 화면을 꽉 채워주시는 분이라 이번에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허성태는 "처음부터 정지영 감독님, 설경구 선배님께서 다 열어주셔서 난 애드리브도 많이 치고 노는 기분으로 놀았다"고 흡족해했다.
염혜란은 "부끄럽게도 사건에 대해 정확히 몰랐다. 내가 편안하게 대학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에 놀랐다"며 "요즘 흥행요정으로 불리는데 '소년들'도 흥행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소재로 한 사건 실화극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