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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③]'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 "편집만 20번..결말 아쉬운 반응 겸허히 받아들여"

입력 2024-05-03 12: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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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헤럴드POP=강가희기자]김진민 감독이 '종말의 바보' 반응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 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종말의 바보'는 '밀회' 등을 집필한 정성주 작가의 각색을 거쳐 피해 포커스를 지구 전체가 아닌 한국 근처로 설정해 국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종말의 바보'는 종말을 앞둔 사람들의 흘러가는 시간 속 이야기를 담는다. 그러나 일련의 시간순 전개가이 아닌 교차되는 시점에 대해 김진민 감독은 "편집으로만 20번 정도 바꿨다. 아인 씨 일 있기 전에도 바꾸고, 일 이후에도 바꿨다. 정말로 편집을 해서 시청자들에게 (시간 흐름을) 가장 이해도가 높은 부분으로 바꿨고 그중 선택된 게 아이가 고층 아파트로 들어가는 걸로 시작하는 거였다. 넷플릭스, 제작자, 저와 회의 치열하게 한 끝에 이게 최선이 아닐까 한 거다. 그러한 부분이 3, 4 편 넘어가기 전까진 혼란스러울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정돈이 너무 잘 되어있으면 어떻게 될까 그 고민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종말의 바보'가 12부작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을 가진 것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김진민 감독은 "작품 길이 문제도 있고, 인물들 자체가 역동적으로 흘러가지 않으면 시청자들 쫓아가지 못할 텐데 인물 전체가 역동적일 순 없었다. 그런 걸 편집 과정에서 고민했던 것 같고 제 입장에선 풀 수 있을 만큼 풀려고 했던 것 같다"며 "아이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들로 그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아이들의 미래를 어른들이 선택하는 그런 쪽으로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갔다. 지구 혼란이 생겨났을 때 누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을까 생각했을 때 일단은 어린아이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게 극 중 대사에도 나오듯이 아이들은 어른이 되지 못한 채로 이 세상이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 포커스 많이 맞췄다. 그걸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데드라인이 정해진 채로 산다면 개인의 삶도 중요하다. 각자의 삶에 대한 포커싱도 놓치고 싶지 않아 욕심이 많았다. 그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나머지 사람들의 각자의 인생에 대한 태도를 같이 가고 싶어서 믹스하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누군가의 영웅담을 알려주는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나'의 이야기를 찾는다면 이 이야기는 작품으로서 역할 다 한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김진민 감독은 자신만의 신념도 밝혔다. "스타를 캐스팅하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며 스타들의 장이 열려야 한다. '종말의 바보'는 등장인물도 많아서 진짜 특급 스타가 온다고 했을 때 그 사람 위주로 대본이 다시 정리되어야 해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아쉬울 것이다. 스타들은 기회도 많은데 이 업계가 계속 유지되려면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본을 받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하면 업계가 넓어지고 스타들이 새로 나오게 된다. 누군가가 조금씩 용기를 내주면 그 바탕이 넓어진다. 제가 신인일 때 유명 감독이 절 연출로 받아주셨기 때문에 데뷔 시절부터 작가, 배우들 신인 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누구나 다 탤런트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도 날 도와주고 한다면 이 업계가 큰 놀이터 되지 않을까. (스타가 아닌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 얘기하면 겁이 없고 한편으론 즐기기도 한다."

또 '인간수업', '마이 네임' 등으로 넷플릭스와 여러 차례 작업을 함께 한 김진민 감독은 "지상파보다는 디테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순위를 매기기 시작하면서 시청률 나오는 방송국이랑 똑같다는 생각 했다"며 웃어 보였다.

김진민 감독은 "여기까지 순위를 매기네 싶어서 처음에는 '허걱' 했다. 처음에는 순위가 없었다. 그런데 이거는 내가 컨트롤할 부분이 아니라 받아들이게 됐다. 지상파 보다 좋다고 생각하는 건 제작비 자체가 많이 투입되니까 작품 퀄리티 자체가 올라갈 수 있다는 거다. 그러나 준비를 더 충실히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준비해서 나갈 때까지 2년 정도 걸리니 턴 어라운드가 길어지는 데서 오는 성공과 실패에 대한 압박감은 심해진 것 같다"는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종말의 바보'는 결말을 두고 여럿 아쉬운 반응이 존재한다. 이에 김진민 감독은 "보시는 분 마음대로 '저게 결과구나'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한 반응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음 드라마 할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다. 드라마에 관한 관점이나 시청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그거에 맞춰 드라마 변해야 하는 건 맞다. 이 작품이 시청자들과 호흡을 못한 부분이 있다면 만든 사람, 특히 제가 많은 생각을 해서 어떤 부분을 놓쳤는지 잘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진만 감독은 '종말의 바보'에 대한 소회를 남겼다. "디스토피아물을 하면 생존 가능성을 놓고 하는 이야기가 재밌는데, 만약 이 작품이 처음부터 그랬다면 이 작품을 하고 싶지 않았을 거다. 작품이 반쯤 디스토피아 물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살 거야'하는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 작품 자체도 그렇고 대본도 그렇고 그거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좋은 대본이어서 이걸 하겠다고 결심했던 것 같다. 그걸 한 번쯤 생각하는 작품이 됐다면 이 작품을 통해 하고자 한 걸 시청자분들이 이루어주셨다 생각한다. '너무 재밌어' 하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 드라마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그런 질문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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