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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석원, 서른둘에 철들었다! [POP인터뷰]

입력 2015-01-16 11: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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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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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주 기자] 배우 정석원(32)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차적으로는 외모가 주는 인상 때문이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서부전선’ 촬영 이후 줄곧 유지하는 깎아지르듯 자른 머리카락에 반지르르한 피부. 날렵하게 자리 잡은 이목구비 사이로 시원하게 퍼지는 미소. 예전에 활동하던 모습과는 다른 인상이었다. 대화 저편에서는 삶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일상의 행복이 묻어났다. 서른둘 정석원은 그렇게 배우로서 진지했고, 남편으로서 진중했다. MBC 드라마 ‘미스터백’을 끝낸 정석원은 “이제 첫 걸음을 뗐다”며 기뻐했다. 스턴트맨 출신으로 업계에 뛰어들어 드라마 배우로 데뷔한 지 8년차에 접어든 그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이 얽히면서 2년간 손발이 묶였던 데다 영화 ‘연평해전’이 투자 문제로 엎어지면서 중도 하차해야 했다. 2년간 아픔이 많았다. 그만큼 작품을 향한 목마름도 컸다.

“2년의 공백 기간 동안 제 자신을 되돌아봤어요. 그동안 성공만을 쫓아가며 빨리 유명해지자는 마음으로 살아왔죠. 스턴트맨에서 배우로 전향했을 때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무 생각도 없이 ‘취권’라고 답했죠. 그만큼 삶과 연기에 대한 고민이 없었어요. 결혼을 하고 서른 살이 되면서 ‘달라져야겠다’ 생각했고 2년을 그렇게 달려왔어요. 괴롭고 힘들었던 침체기였지만 세상을 더 멀리 볼 줄 아는 시야가 생겼어요. 제게 필요한 책을 찾아서 보고,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를 챙겨보면서 연기의 기초부터 다졌죠.”

그런 그를 말없이 지켜봐주고 응원해줬던 사람이 가수이자 아내인 백지영이었다. 정석원은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이렇게 연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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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떤 일을 하든지 정말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줬어요.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절대 간섭하지 않고요. 항상 응원해줍니다. 아내는 일단 연기를 많이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조금 더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에요. 저에게는 귀인같은 존재죠. 정말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맞습니다. 하하.”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 작품이 지난해 6월 막을 올린 연극 ‘봄날은 간다’였다. 연극 무대는 처음이었지만 관객과 호흡하는 에너지를 느끼고 싶었다. 게다가 자신이 존경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공통점이 하나같이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져왔다는 것을 알았다. 직접 배워보고 싶어서 도전했다.

“제가 연극영화학과 출신이 아니라서 연기의 기초가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연극하는 3개월 동안 많이 배웠어요. 아침부터 배우들과 만나서 연습하고 저녁에는 술 마시면서 토론하고 작품에만 빠져 살았어요. 학교 운동장에 나가서 동선을 수없이 맞춰봤고요. 35회 공연 중 반 이상 오열을 했으니까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캐릭터에 몰입돼서 그냥 눈물이 나더라고요. 연극을 하고 난 뒤 작품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작품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정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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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하면서 기다린 끝에 그의 손에 돌아온 작품이 ‘미스터백’ 정이건 캐릭터였다. 초반 방송사 편성 및 캐스팅 난항을 겪으면서 출연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다시 또 작품을 기다려야 하나”라고 고민하고 있을 때 극적으로 출연이 결정 났다. 연극 무대에서 다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캐릭터를 풀어나갔다. 결과적으로 작품 속에 녹아든 캐릭터가 됐다. 정석원에게는 성공적인 연기였다. “그동안 늘 들떠있는 기분으로 연기했어요. 이번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접근했어요. 정이건이라는 인물이 가진 아픔을 언제쯤 드러내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굳이 대사가 아니더라도 눈빛으로 메시지를 주려고 했어요. 특히 신하균 선배랑 연기했을 때 느낌이 참 좋았어요. 일을 향해 달려온 최고봉과 성공만을 향해 달려온 정이건의 만남. 무언의 대화 속에 오가는 눈빛과 에너지가 소름 끼치게 좋더라고요. 그 에너지를 받고 집에 가니까 다음 대본이 기다려졌어요. 시청률까지 잘 나와서 행복했습니다.”

정석원은 ‘미스터백’ 출연하기 전 촬영한 영화 ‘서부전선’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조선 호랑이와 호랑이를 사냥하는 사냥꾼 천만덕(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대호’에도 캐스팅 돼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정석원은 ‘배우 정석원’보다 ‘백지영의 남편’으로 더 많이 불린다. 대중은 아직 그의 연기를 확실히 인식하지 못했다. 정석원도 이를 인정했다.

“제가 연기자로서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걸 잘 알아요. 사실 전 아내를 만나기 전에도 전 배우였고 앞으로도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될 거고요.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배라도 잘라야죠(웃음). 대중에게 인정받기까지 오래 걸리겠죠. 10~20년 내다보고 있습니다. 배우로서 고민이 많을 때 설경구 선배에게 ‘서른둘 제 나이에 무슨 작품 하셨어요’ 물어봤더니 설경구 선배의 대표작인 영화 ‘박하사탕’이라고 답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아 나도 늦지 않았구나.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어요(웃음). 대중에게 좋은 작품을 선물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은주 기자 사진=송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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