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연 기자]피아니스트 백건우가 65년 음악 인생과 아내 윤정희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5일 방송된 TV조선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배우 윤정희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일상이 공개됐다.
백건우는 한참을 피아노 연습에 몰두했다. 그는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 고통이 있어야 하지는 않지만 그러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훌륭한 작품도 나오고 연주자들도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6시간 가량의 연습을 끝내고 "음악은 노동이 아니다. 음악을 해서 뭘 찾으니까 단순히 연습을 하는 것과 다르다. 그래서 연습이라는 걸 잘 못 느낀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백건우는 맨발로 피아노 페달을 밟았다. 털털한 백건우의 모습에 제작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백건우는 "그게 좋은 것 같다.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게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음, 한 음이 귀중하다. 몇십 년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하면서도 항상 (곡에서) 새롭게 느껴지는 게 있다. 재출발, 새출발한다"며 "곡을 자세히 깊이 들여다 보면 또 새로운 게 나온다. 그래서 새로운 곡을 항상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15살 때 홀로 미국 유학 생활을 시작한 백건우는 당시 느꼈던 외로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15살 때 미국에 갔다. 그때 우리나라는 아무 것도 없을 때다. 미국 문화를 전혀 몰랐다. 그때는 혼자 해야 하니까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반주, 레슨 등"이라며 "우리 집안이 풍부하지 않아서 더 그랬다. 배고픔도 있지만 외로움이 컸다. 고아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또한 "사람들이 칭찬하고 대단하다고 얘기하면 나는 평범한 사람인데 단지 조금 더 부지런했을 뿐이라고 말한다"고 미소지었다.
백건우는 자연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 이에 그는 산책 중 나비 한 마리의 움직임에도 반응했다. 백건우는 영화와 사진에 대한 관심을 알리기도. 그는 "피아노를 더 이상 못 찍게 되면 사진사가 될 것"이라며 "영화와 사진을 좋아하게 된 건 사람을 이해하는데, 인간을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되더라"고 말했다.
이후 영화배우인 아내 윤정희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했다. 백건우는 윤정희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사실을 알린 이유에 대해 "사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게 그렇게 좋은 뉴스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제는 더 숨길 수 없는 단계까지 왔고 윤정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사실 다시 화면에 나올 수도 없는 거고 해서 알릴 때가 됐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이다. 촬영 당시에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윤정희는 극중 알츠하이머를 투병 중인 미자 역을 연기했다. 백건우는 윤정희가 16년 만에 스크린 복귀할 수 있도록 한 이창동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백건우는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던 여배우가 앞으로 영화를 할 수 없다는 걸 아니까 슬픈 거다. 날이 갈수록 영화를 더 사랑하게 되는데 그것을 계속 못하는게 너무 가슴 아프다"라면서도 "진희 엄마(윤정희)는 지금 이 생활이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그곳이 참 평화롭고 아름답다. 지금 4~5명이 돌아가면서 돕고 있는데 지금의 그 평온한 생활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윤정희가 딸 진희와 바캉스 중인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백건우는 "진희 엄마가 아주 잘 지내고 있다. 굉장히 평화롭게 주변도 좋고 자연이 너무 좋고 우리 진희가 또 옆에서 너무 열심히 잘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백건우는 윤정희의 휴가에 동행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털어놨다.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윤정희를 보고 "눈빛을 보게 되면 삶이 지워지고 있다. 같이 있는 사람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게 가슴 아프다"라며 '아내 윤정희와 사후에 같은 공간에 있길 바라느냐'라는 물음에 "그렇다. 어떤 사람은 흔적을 없애고 싶다고 하는데 그래도 기억해 주면 좋겠다"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털어놨다.
백건우는 청년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회를 마치고 윤정희가 있는 프랑스로 돌아갔다. 그는 "젊은이들하고 같이 음악회를 했다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라고 이번 연주회를 마친 소감을 밝히며 환한 미소로 출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