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어떤 거추장스러운 것 없이 날 것의 인생을 바라보는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바로 전도연 김남길 주연의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이다.
'무뢰한'은 살인범 박준길(박성웅 분)을 추적하기 위해 그의 연인이자 과거 '텐프로'였던 여인 김혜경(전도연 분)에게 접근하는 형사 정재곤(김남길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의 흐름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인물들의 행동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무지막지할 뿐이다. 하지만 관객은 영화에 빠져들수록 정재곤과 김혜경에 대해 단순히 표면적인 점만 보는 것을 넘어 그 이면을 살펴보게 만든다. 정재곤은 과연 살인범의 여자 김혜경에게 흔들리는 것인지, 김혜경은 왜 박준길에게서 벗어나지 않는지 그 내면을 파고들게 만든다.
특히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순간부터 각자 흔들림과 버티려는 의지의 싸움을 느끼게 만드는 모습이 처절하게 다가온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평범한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감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김혜경이라는 인물은 지독한 남자들 틈에서 그야말로 민낯으로 살아가는 가운데 한줄기 희망인 사랑을 붙든다. 술집 마담의 삶을 살아가며 술에 취에 비틀대지만 접근하는 정재곤을 경계하면서도 받아들이게 되는 아슬아슬한 일상을 이어간다.
이러한 김혜경의 모습은 전도연이라는 배우로 그 색깔이 온전해진다. 절제된 연기가 인물의 현실을 더없이 리얼하게 만든다. 그는 삶에 지쳤지만 보이지 않는 희망을 붙드는 인물로 김혜경을 구체화했다. 박준길에 대한 깊은 사랑과 정재곤에 대한 묘한 감정을 동시에 그리면서 전도연 그 자체가 김혜경에 녹아든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김남길은 영화의 중심에 있는 만큼 관객이 그에게 쉽게 몰입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는 속모를 낯빛으로 캐릭터가 걸어가는 방향을 곱씹게 만든다. 정재곤은 형사로서 김혜경에게 다가가 박준길의 행방을 알아내는 것이 전부였지만 김혜경의 삶에 젖어 들어가게 된다. 이런 정재곤의 모습이 투박하지만, 흔들리는 모습을 통한 불안감은 보는 이들을 예민하게 만든다. 복잡한 감정 속에서도 무게감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밖에도 박성웅, 곽도원, 김민재 등이 각자 거친 무뢰한으로 변해 폭력으로 뒤섞인 인물들을 실감나게 연기해낸다. 특히 영화 전체적으로 과도한 감정은 배제하고 차갑고 거칠면서 묵직한, 그야말로 영화가 장르적으로 내세우듯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끝까지 유지해나가는 것이 '무뢰한'만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멜로'에 있어서는 한 부분일 뿐이며, 오히려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관찰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전에 볼 수 없는 극의 분위기와 배우들의 연기를 조화롭게 담아낸 '무뢰한'. 제68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을 받아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27일 개봉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