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밤이면 원래 식욕이 왕성해질까. '야식'은 한국인에게 일상적인 부분 중 하나다. 마스터가 건네는 세 가지 음식(나폴리탄, 마밥, 카레라이스)과 함께 손님들의 고민 혹은 상처가 치유되는 영화 '심야식당'(감독 마쓰오카 조지)이 국내 개봉한다.
이 작품은 늦은 밤에만 문을 여는 도쿄 뒷골목 한 식당에서 마스터와 사연 있는 손님들이 맛으로 엮어가는 인생을 다뤘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2009년부터 일본 T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이래 2014년까지 시즌3을 거쳐 영화화에 성공했다.
영화는 세 가지 음식으로 나눠 손님들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심야식당은 손님들이 'ㄷ'자 구조의 테이블 앞에 둘러앉게 돼 있고, 다른 사람이 주문한 마스터의 음식을 맛보고 곧 그 음식을 시키게 되는 곳이다.
먼저 첫 번째 에피소드의 음식 '나폴리탄'. 스파게티의 소스를 케첩으로 만든 것. 계란을 철판그릇 위에 깔고 야채가 함께 들어간 케첩 소스를 얹은 면을 올려놓는다. 첫 에피소드는 이 음식을 먹는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대한 씁쓸하고도 현실적인 면을 비춘다.
마스터는 이어 '마밥' 편에서 한 소녀와의 인간적인 만남을 보여준다.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마밥'을 주문한 낯선 여인을 통해 그려낸다. 끝으로 '카레라이스' 편은 후쿠시마 재난 이후 만나게 된 남녀의 집착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마스터가 요리를 하고 야채가게에서 직접 재료를 사며, 아파트 집에서 빨래하는 일상을 담는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계속해서 마스터가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주문한다. 오다기리 조는 경찰서를 지키는 '독특한 청년' 경찰로 등장,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런 일련의 스토리에 의문의 납골함이 가게에서 발견, 마스터가 보관하는 상황이 전체 에피소드를 관통한다.
영화는 시종 차분하다. 급할 이유가 없다. 심야식당 운영시간의 고요함만큼 잔잔하게 흘러간다. 특히 마스터가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단골들이 끼어들면서 식당 밖의 이야기가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관객은 각 에피소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고 공감하면 충분하다.
영화 속 음식은 먹는 사람들의 추억과 연관이 있다. 누구나 음식과 관련된 추억이 있듯이 심야식당의 손님들도 그렇다. 계란말이부터 문어 소세지까지 일상적인 일본 음식이 풍성하다. 일식이 한국인에게도 익숙해진 만큼 각 음식들은 한국 관객의 입에도 군침이 돌게 만든다. 더불어 음식을 눈으로 먹고, 손님의 이야기를 귀로 들으면서 인생의 깊이를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특히 밤에는 음식이 유난히 생각난다. 이야기도 자연스레 귀에 들어온다. ‘심야식당’은 고요한 밤 마스터가 요리하는 소리, 손님이 음식을 씹고 넘기는 소리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옆에 앉은 손님마저 음식을 주문하게 만드는 마력을 바라보는 관객에게도 발휘한다.
식욕이 왕성해지는 밤 '심야식당'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극장에서 확인하면 된다. 오는 18일 개봉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