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오빠생각' 이한 감독, "100억 투입…임시완 반대하기도" [POP인터뷰]

입력 2016-01-25 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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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나희 기자] 영화 '완득이'(2011)를 통해 다문화 가정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우아한 거짓말'(2014)로 청소년 왕따의 아픈 단면을 보여줬던 이한 감독. 세상을 향한 따듯하면서도 진솔한 시선으로 깊이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온 그가 2016년 전쟁의 아픔을 아이들의 노래로 치유하는 휴먼 감동 영화 '오빠생각'으로 돌아왔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작품이다. 이한 감독의 차기작이자 배우 임시완, 고아성, 이희준의 합류로 화제를 모았으며, 순제작비 70억 원, 총제작비 100억 원에 달하는 대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한 감독. 사진=송재원 기자]
[이한 감독. 사진=송재원 기자]

특히 그동안 중저예산 영화를 만들어오던 이한 감독은 많은 예산이 투입된 '오빠생각'에 대해 부담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인 이한 감독. 자신의 영화만큼이나 '따뜻한 사람'으로 보이는 그를 헤럴드POP이 만나봤다.

이하 이한 감독의 일문일답

Q. 어떤 점에 이끌려 이 작품을 하게 됐는지? "사실 제가 영화만큼이나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음악을 정말 많이 듣다 보니 익숙해져서 그런지 어느 순간부터 감흥이 없어지더라고요. 이후 이 작품의 연출을 제의 받고 해외 유수의 어린이 합창단 음악을 들어봤죠. 그때 가슴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더군요. 어떤 기교도 없었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에 반응한거죠. 동시에 우리나라 아이들이 우리나라 동요를 우리나라의 언어로 노래하면 어떤 감동이 올까 궁금했어요. 음악을 좋아했던 저라면 이런 감동을 누구보다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전쟁이 있던 그 시대에 아이들을 데리고 합창단을 만들 생각을 했던 분들의 마음도 기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Q. 100억 대작은 처음이다.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제작비는 처음이에요. 이전 영화들은 제작비가 20~40억 정도였거든요.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 책임감이 엄청 생기더라고요. '일단 손해는 보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많은 대중을 생각하면서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됐죠. 이전엔 '나랑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이 정도는 있을거야'라고 생각했다면 이번엔 '어떻게 하면 좀 더 대중이 좋아할까'를 생각하면서 만든 것 같아요." Q.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간 신은 어느 부분인가? "시대 재현과 전투신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시대물과 전투신은 그 자체로 돈이 많이 들어요. 시대물은 세트부터 의상까지 모든 걸 새로 만들어야 하거든요. 영화 속 교회, 고아원, 막사도 모두 새로 만들었죠. 전투신의 경우 총알 하나에 5000원 정도 비용이 들어요. 몇 십명이 총을 난사하는 장면을 찍으면 상당한 금액을 순식간에 지출하죠."

[이한 감독. 사진=송재원 기자]
[이한 감독. 사진=송재원 기자]

Q. 초반 임시완의 전투신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더라. "제가 전쟁 영화나 폭력적인 영화를 잘 못봐요. 특히 요즘 기술이 발달하면서 잔인한 장면이 점점 리얼해지고 있어서 더 못 보는 것 같아요. 여태까지 그런 장면을 연출할 기회도 없었고 생각도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이야기 흐름상 전투신이 필요했죠. 전혀 모르는 분야나 마찬가지여서 연구를 많이 했어요. 제일 고심하고 신경 쓴 장면이죠."

Q. 임시완을 캐스팅한 이유가 '눈빛' 때문이라고 했다. 100억 대작이라는 점에서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 "일각에서는 반대가 있기도 했지만 제가 세게 나갔어요. '이 사람이 해야 한다'라고요. 한상렬이라는 역할을 맡을 배우는 어느 순간부터 제게 임시완뿐이었어요."

Q. 임시완은 어떤 배우인가? "진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배우예요. 그리고 매우 성실해요. 임시완 씨는 '저는 착한 척을 하고 있는 거다'라고 말하지만 전 착한 척을 하는 게 결국 선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착한 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선하다고 생각해요."

Q. 극중 '완벽남'에 가까운 한상렬 캐릭터를 두고 임시완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던데?

"임시완 씨가 한상렬에 대해 물은 적이 있어요. 특히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상대를 구하러 가는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죠. 그래서 제가 물었어요. '옆에서 누가 물에 빠져 죽어가는데 내게 구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결국 구하러 가는 사람이 훨씬 많지 않을까'하고요. '본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상렬 소위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설득했어요. 다행히 임시완 씨가 이해해줬고 이후부턴 임시완 씨가 한상렬 소위가 돼 연기하고 있더라고요."

[이한 감독. 사진=송재원 기자]
[이한 감독. 사진=송재원 기자]

Q. 배우들의 말을 들어보면 의견 충돌이 있을 때 강행하기 보다 설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제가 모든 촬영에서 그렇진 않아요. 임시완 씨는 현장에서 함께 의견을 나누는 스타일이었다면 '완득이' 때 유아인 씨 같은 경우는 제가 말을 많이 한 편이었요. 유아인 씨는 듣는 편이었고요. 물론 제가 말을 많이 해서 자기도 모르게 연기에 반영됐을 수는 있겠지만요.(웃음) 그건 배우의 개성이에요. 유아인 씨는 물어보지 않으면 되도록 현장에선 별로 말을 안 해요. 대신 촬영하기 전에 물어봐요. 아마 배우들도 분명 고민을 많이 하고서 촬영장에 오겠죠. 그리고 저와 의견이 다를 수 있어요. 그러면 '일단 보자'고 해요. 그러고서 아니면 '내가 생각한건 이러한데 이런건 어떠하냐?'고 묻죠.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두 가지 버전으로 찍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현장에서 이미 그렇게 하고 있고요."

Q.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보면 사회의 씁쓸한 이야기가 내포돼 있다. "사실 전 제가 예술가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하죠. 재밌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느낀 제 감정을 다른 사람들한테도 전해주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그런 이야기는 수시로 바뀌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회적 약자로 보여지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더 많이 갔던건 사실이에요. 영화 자체보다는 사람들에 집중한 거죠. 그런 사람들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차기작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한 남자가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어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도 좋고요. 또 '오즈의 마법사' 느낌의 판타지 동화 같은 작품도 만들고 싶어요. 오래전부터 생각한 스토리가 있는데 언젠가 꼭 영화로 만들고 싶어요."

Q. 관객들이 '오빠생각'을 보고 느꼈으면 하는 점은? "대중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는 뭔가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기쁨이던 슬픔이던 관객들이 감정을 잘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만이 가진 음악, 아이들의 순수함과 같은 장점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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