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종효 기자]‘공연의 신’답게 그간 공연에 매진하던 이승환이 신곡을 들고 찾아온다.
뮤지션 이승환은 오는 4월 21일 자정 신곡 ‘10억 광년의 신호’를 발표한다. 이번 ‘10억 광년의 신호’는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후(Fall to fly-後)’ 앨범 수록곡 중 첫 번째로 공개되는 곡으로, 이승환은 이를 시작으로 해 순차적으로 몇 곡을 공개한 뒤 ‘폴 투 플라이-후’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공연의 신’이라는 별칭처럼 공연 면에선 이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억울하게도 이승환 하면 공연이 너무 많이 부각돼 뛰어난 완성도와 사운드를 장착한 그의 음악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승환은 음악계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속칭 ‘사운드 덕후’로, 그의 완벽주의 성격을 음악에도 녹여낸다. 또 트렌드를 앞서가는 감각으로 늘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이런 연유로 이승환이 새로운 곡을 발표할 때마다 흠잡을 곳 없는 사운드와 고급스러운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 음악은 -음원이나 방송 프로그램서 1위를 차지한 횟수와는 별개로- 늘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내고 ‘또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이승환이 2년 만에 들고 오는 정규앨범 ‘폴 투 플라이-후’에서 그가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있게 내놓는 선공개곡 ‘10억 광년의 신호’는 어떤 느낌일까.
♬ “음악성? 이승환인데.. 더 말할 필요 있나요”
이승환 주변 인물들을 수소문했지만 ‘10억 광년의 신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중에 선보이기 전 많은 주변인들에게 음악을 들려주지 않고 본인이 만족하기 전까진 외부로의 유출을 꺼리는, 보안에 민감한 이승환이기에 예상은 했다.
‘10억 광년의 신호’가 완성되기 전 운좋게 음악을 들어볼 수 있었다는,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10억 광년의 신호’에 대해 한 마디로 “잔잔하다가 후반부에서 터지는 사운드가 전율, 카타르시스.. 그런 것을 준다”고 표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10억 광년의 신호’는 지난해 JTBC ‘히든싱어’ 이후 차트 역주행을 기록하며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정규 9집 앨범 수록곡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나 아직까지도 이승환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천일동안’ 등의 이승환 표 발라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승환이 공연에서 가끔 언급하는 표현을 빌자면 청중의 심금을 직격하는 ‘뽕발라드’보다 세련된 음악성에 더 비중을 뒀다는 감상평이다.
관계자는 “내가 들어봤던 것은 아마 완성되기 전 버전으로 알고 있다. 이승환은 미리 들었던 것을 완전히 뛰어넘는 버전으로 최종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완성되기 전 버전이지만 이미 여타 가수들의 앨범에 실린 최종 결과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더 뛰어난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음악성에 대해 더 언급할 필요 있나. 이승환이다. 그 한 마디면 확실한 답이 될 것”이라며 “그냥 노래가 아니라 또 하나의 ‘작품’이 공개된다는 심정으로 나 역시 음원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곡 자체가 한 편의 서사시”
역시 익명을 요구한 다른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관계자는 “곡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게 되면 다음부터 이승환이 나에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을 것 같다. 음악을 조금이라도 빨리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간다면 난 정말 손해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10억 광년의 신호’는 곡 자체가 한 편의 서사시”라는 힌트를 줬다. 곡 안의 기승전결이 분명하고 한 곡에서도 구성에 따라 이승환이 노래하는 방식이 점점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귀띔이었다. 또 관계자는 “곡을 듣는다면 한 곡에서도 이 정도의 스토리텔링이 가능한데 전체 앨범은 어떤 구성을 담고 있을지 자연스레 기대하게 될 것 같다”고 예상해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는 이승환 소속사 드림팩토리 측의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드림팩토리 측은 ‘10억 광년의 신호’에 대해 “이승환 만의 큰 스케일과 드라마틱한 구성, 깊은 감수성이 담긴 발라드 장르의 곡으로, 단연 그의 최고 명곡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승환이 ‘폴 투 플라이-후’ 앨범을 준비하며 음악적으로 가장 아끼는 곡”이라고 밝혔다.
단지 ‘10억 광년의 신호’ 한 곡에만 이런 공을 기울인 것은 아니다. 이승환은 ‘폴 투 플라이-후’ 앨범에 싣기 위해 이미 녹음까지 마쳤던 10곡 중 7곡을 폐기하고 새로 곡을 작업했다. ‘10억 광년의 신호’는 이승환의 과감한 ‘단두대’에서 살아남은 3곡 중 하나다.
이같은 결정을 단행한 것은 한국대중음악시상식서 이승환에게 ‘올해의 음악인’ 상을 안긴 앨범 ‘폴 투 플라이 전(前)’을 뛰어넘고 싶다는 이승환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를 위해 이승환은 올 가을 미국서 다시 한 번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녹음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그 전까진 자체 작업을 한다. ‘동분서주’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곳곳에서 공연 일정이 잡혀 있기에 시간을 최대한 버는 차원에서 이승환은 이미 국내 최정상급 녹음 설비를 갖춘 드림팩토리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자택에 최신의 녹음 스튜디오 설비를 마련했다.
♬ “신곡 크레딧 공개된 것 봤어요?”
‘10억 광년의 신호’를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다는 또 다른 공연·음악계 관계자는 기대평을 해달라는 질문에 되물었다. “신곡 크레딧 공개된 것 봤어요? 그것만으로 끝나던데”.
이승환 작사·작곡에 고영환 공동 작곡, 황성제 고영환 편곡인 ‘10억 광년의 신호’는 이승환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작사·작곡·편곡 라인업도 주목을 끌지만 데이비드 데이비슨의 스트링 편곡, 고현정 엔지니어 & 랍 치아렐리 믹스라는 사실만으로도 음악계 관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제이슨 므라즈, 쉐릴 크로우, 킹즈 오브 레온, 가스 브룩스 등 세계적 뮤지션들의 앨범에서 스트링 편곡을 도맡았던 데이비드 데이비슨은 이미 이승환의 전 앨범인 ‘폴 투 플라이-전’과 미니앨범 ‘3+3’에 참여해 유려하고 몽환적인 스트링으로 듣는 이들이 자연스레 눈을 감고 곡을 들으며 상상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믹스에 참여하는 두 엔지니어 중 드림팩토리 출신 고현정 엔지니어는 지난해 MAMA(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베스트 엔지니어상’을 수상, 업계의 독보적 존재로 자리했다. 이승환은 물론 김동률, 유희열, 윤종신, 넬 등 사운드 작업에서 까다롭기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과 작업을 해 늘 그들을 만족시켰다는 설명만으로도 고현정 엔지니어의 실력을 입증하기엔 충분하다. 콘솔을 자신의 몸처럼 다루며 단지 음질이 좋은 결과물이 아닌, 아티스트의 감성을 담아내는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고현정 엔지니어가 업계 최고로 평가받는 이유다. 필요할 때는 아티스트가 아닌 그 스스로 녹음을 리드할 정도로 많은 뮤지션들이 그를 믿는다. 국내 최고 엔지니어인 고현정 엔지니어와 윌 스미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자넷 잭슨 등의 앨범에 참여하며 그래미상을 수상했던 롭 치아렐리의 공동 작업은 ‘10억 광년의 신호’를 비롯한 ‘폴 투 플라이-후’ 앨범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10억 광년의 신호’ 뮤직비디오를 담당한 백종열 감독이나 재킷 사진을 담당한 김현성 사진작가는 음악 외의 부분에서도 이승환이 각 분야 최고로 불리는 아티스트들과 작업, 세세한 부분까지 완성도를 신경썼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 이승환 “내 모든 곡 뛰어넘을 것”
관계자들의 감상평이나 기대평 외에 이승환이 직접 언급한 ‘10억 광년의 신호’는 어떨까.
이승환은 팬들을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0억 광년의 신호’에 대한 귀띔을 했다. 이승환은 지난 3월 초 “신곡 가사가 완성됐다”며 “아마도 내 모든 곡을 뛰어넘는 곡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기대해 달라”는 말로 곡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승환은 며칠 뒤 “내 생애 최초로 내게 되는 싱글은 좀 어렵다는 평이다. 언제나 음악이 이유였지 무언가의 획득이 목적이진 않았으니 괜찮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드팩민(이승환의 팬을 지칭)들마저 외면한다면 주저앉아 울어버릴 지도 모른다”고 엄살을 부렸다.
이승환은 “음악하는 후배들이나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은 ‘어쩌면 이승환 최고의 노래’라고까지 했다. 벌써 공연 때 여러분들의 떼창이 기대된다. 가슴 벅찰 그 순간을”이라며 곡에 대한 힌트를 줬다. 또 “감히 얘기한다면 ‘최고의 예술성이 최고의 대중성’이란 말을 믿으며 작업 중이다. 이 말이 갖는 의미의 발끝이라도 쫓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라는 말과 함께 기대와 성원을 부탁했다.
이승환은 이번 ‘10억 광년의 신호’를 시작으로 ‘폴 투 플라이-후’ 앨범 수록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올 한해 공연활동과 녹음 및 앨범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공개될 ‘폴 투 플라이-후’ 앨범은 ‘너에게만 반응해’, ‘화양연화’ 등 비교적 대중적인 사운드로 완성된 ‘폴 투 플라이-전’ 앨범과 비교해 음악적으로 보다 완숙하고 깊이 있는 곡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고됐다. 이승환은 사실 늘 전작을 뛰어넘는 곡들로 음악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 대중은 이승환을 ‘천일동안’의 굴레에 엮었고 ‘히든싱어’에서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라이브를 접한 뒤에야 그 굴레를 조금이나마 풀었다. 이승환은 음악적으로 더 발전된 이번 ‘폴 투 플라이-후’ 앨범을 통해 그 굴레를 더 느슨하게 할 수, 혹은 벗어날 수 있을까. 4월 21일, 그렇게 깐깐하고 정성스레 만든 앨범의 첫 곡인 ‘10억 광년의 신호’가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