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무비]'부산행' 이름없는 주인공 좀비들에게 박수를(feat.곡성)

입력 2016-07-14 10: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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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예고편 캡처
영화 '부산행' 예고편 캡처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부산행'을 빛낸 이름 없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한국형 좀비 연기를 해낸 이름 없는 배우들이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이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회를 통해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베일을 벗은 '부산행'은 미친듯 강렬한 비주얼에 역대급 스릴감과 감동 그리고 사회 비판 메시지까지 담아내며 한국형 재난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산행'을 향한 호평 뒤에는 국내서는 생소한 좀비 연기를 해낸 이름 없는 조단역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부산행’은 전대미문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호평 받았다.

'부산행'은 배우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 배우와 연기력을 갖춘 충무로 신예가 뭉친 라인업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공유의 아버지 연기와 정유미 마동석의 부부호흡 그리고 악역에 잔뼈가 굵은 김의성의 지독한 비호감 캐릭터 연기까지 '부산행'을 주목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리고 이들 주연배우의 연기를 더욱 빛나게 하며 '부산행'을 보는 관객들에게 실제 같은 재난 공포를 전달하는 좀비의 역할이 '부산행'에선 그 어느 것보다 중요했다. 자칫 어설프게 굴었다가는 우스꽝스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 좀비라는 생소한 소재를 실제처럼 그려내는 것이 '부산행'의 최우선 과제였다.

'부산행'에서 부산행 KTX 열차에 올라탄 첫 번째 감염자(심은경)는 다리 쪽 부위에 상처를 입은 상태로, 서서히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경련을 일으키다 결국 좀비로 변해 타인을 공격한다.

영화 '부산행' 예고편 캡처
영화 '부산행' 예고편 캡처

좀비가 된 이들은 주로 인간의 목을 공격하는데, 목 부위를 직접적으로 크게 공격당한 이들은 감염되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들은 물린지 몇초 지나지 않아 좀비로 변하는데, 상처의 크기와 부위에 따라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를 달리 하면서 좀비 각각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긴장감을 유도한 점이 '부산행'의 특징이다. 또한 '부산행'의 좀비는 야맹증처럼 어두운 곳에선 눈이 잘 보이지 않고, 밝은 곳에서도 시력이 약한 대신 소리에 굉장히 예민하므로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부산행' 예고편에 등장한 기차를 따라 자갈밭을 구르는 대규모 좀비 추격전 또한 기차 소리에 반응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좀비를 연기한 배우들은 대부분 극중 이름조차 제대로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임신한 아내 성경(정유미)을 지키기 위해 좀비도 때려잡는 순정파 남편 상화를 연기한 마동석에게 수없이 얻어맞는 이들도 바로 이름 없는 좀비를 연기한 조연, 단역 배우들이다. 찜통의 날씨에 좀비 분장을 하고 한데 뒤엉켜 감염자 연기를 해낸 이름 없는 배우들의 열연 덕에 '부산행'은 이른바 '좀비버스터'라는 찬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영화 속 좀비를 지도한 것은 박재인 안무가다. 그는 '부산행'에 등장하는 감염자 각각의 캐릭터를 연령대별, 성별, 공간별로 디자인해 차별화된 좀비 군단을 만들어냈다. 곽태용 특수분장 감독은 100여 명이 넘는 감염자들을 제각각 다른 비주얼로 정성들여 구상했고, 할리우드 영화 속 좀비와는 또 다른 비주얼의 한국형 좀비가 탄생할 수 있었다.

특히 '부산행' 속 좀비들의 열연에는 나홍진 감독 영화 '곡성'과의 묘한 연결고리가 존재했다. 연상호 감독은 "안무가를 미팅을 했는데 그 전에 '곡성'이란 영화를 하고 있었다더라. 나홍진 감독이 아시다시피 준비를 많이 시키더라. 실제로 '곡성'에서 쓰인 건 하나여서 오히려 제가 좋았다. 이제 와서 '곡성' 제작진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곡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종구(곽도원)의 딸 효진(김환희)의 신들린 빙의 연기가 '부산행' 좀비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됐다니, 참으로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에 과연 역대급 좀비의 탄생과 함께 '부산행'이 '곡성'의 흥행 기운까지 이어 받아 올 여름 극장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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