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가 떠난 후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거미가 등장해 그 빈자리를 채웠다. 그 배턴은 다시 ‘여전사 캣츠걸’ 차지연에게 넘어갔다. 이후 20주 동안 장기집권 했던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 하현우가 떠난 아쉬움을 ‘복면가왕’ 로맨틱 흑기사(이하 흑기사)가 달래주고 있다.
17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흑기사의 가왕 방어전이 전파를 탔다. 이날 가왕 자리에 도전한 복면가수들은 에스더, 여자친구 멤버 은하, 뮤지컬 배우 윤형렬, 럼블피쉬 멤버 최진이로, 쟁쟁한 실력자들이 출연해 흑기사의 왕좌를 위협했다.
흑기사는 이날 방어전 무대에 올라 ‘그리움만 쌓이네’를 열창했다. 그는 이별의 절절한 아픔을 토해내는 애절한 감성의 곡을 선곡해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무대를 꾸몄다. 깊이 있는 중저음 보이스와 담백한 창법은 곡의 애절함을 한층 짙게 만들었으며, 절정 부분에서 진성으로 힘 있게 부르는 흑기사의 창법과 감성에 청중 평가단과 시청자 모두 먹먹함을 느꼈다.
그렇게 흑기사는 평가단의 극찬 속에 가왕의 자리를 수성했다. 이미 눈치 빠른 시청자들과 연예인 판정단은 그의 정체를 나름대로 짐작하고 있는터. 김구라는 “저는 이 친구를 알고 있다”며 “심성이 바른 친구가 여러 가지를 흡수하니까 그 파워가 배가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극찬했다. 조장혁 또한 “예상하고 있는 분이 있는데, 만약 그 분이 맞는다면 정말 몇 년 사이에 엄청나게 연습을 하신 것 같고,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듣는 내내 행복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방송이 끝난 직후부터 음색과 노래 부를 때의 제스처 등을 근거로 흑기사의 정체를 추측하기 시작했으며,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수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6월 5일, 하현우가 ‘복면가왕’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지 20주, 151일 만에 음악대장 가면을 벗고 환호와 박수 속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장기집권 하는 동안 많은 무대를 선보이면서도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매번 색다른 무대를 선사했던 하현우. 그의 무대를 보는 즐거움으로 프로그램 방영일을 기다렸던 시청자들은 아쉬움과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음악대장 없는 ‘복면가왕’이 화제성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고.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다연승 가왕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화제성을 무시할 순 없었다.
하지만 김연우, 차지연 등 앞서 다연승을 차지했던 가왕들이 프로그램을 떠날 때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고, 그 걱정은 또 다른 반전의 주인공, 또 다른 다연승 가왕의 등장으로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음악대장이 떠난 빈자리 역시 흑기사가 훌륭히 채우고 있는 중이다.
경연 무대에서는 사람들의 귀를 단시간 내 강렬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샤우팅, 화려한 기교, 높은 고음 등이 유리하다. 때문에 기존 ‘복면가왕’ 가왕들은 폭발적인 가창력을 드러낼 수 있는 무대를 많이 꾸몄다. 하지만 흑기사가 이번에 선곡한 ‘그리움만 쌓이네’는 잔잔한 곡이다. 잔잔한 곡은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흑기사는 먹먹하고 애절하게 감수성을 자극하는 무대로 연승을 이뤄냈다. 보컬의 색이 짙어 매 무대마다 다른 목소리를 들려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보컬적인 장점을 잘 파악하고 어울리는 곡으로 훌륭한 무대를 꾸몄다.
이처럼 흑기사는 기존과 다른 가왕 스타일을 보여주며 2연승을 달성했다. ‘복면가왕’에서 흑기사의 무대를 오래토록 볼 수 있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