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한국 좀비가 일을 냈다. ‘부산행’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이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 여기엔 비주류로 여겨졌던 좀비 소재를 주류로 끌어 올린 것이 주효했다.
‘부산행’은 의문의 좀비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퍼진 가운데, 부산행 KTX 열차에 올라탄 이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를 그린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 등 주인공들의 연기도 볼만했지만, ‘부산행’을 긴장감 넘치는 영화로 만들어낸 것은 바로 이름 없는 좀비들이었다.
특히 KTX 출발 직전 올라탄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 심은경은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존재감으로 주연배우 못잖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부산행’ 프리퀄 애니메이션인 ‘서울역’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은 심은경은 연상호 감독과의 인연으로 ‘부산행’에도 출연하게 됐는데, 이러한 압도적 존재감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 미친 듯 연습에 매달렸던 것.
연상호 감독은 헤럴드POP에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첫 감염자가 등장과 동시에 ‘심은경이네?’라는 생각이 들면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어서 위험한 부분이기도 했다. 좋은 배우를 데려다가 피칠갑 시켜놓고 대사도 없이 열차에 뛰어들게 만들었는데, 결국 그 점이 훨씬 좋은 효과를 냈다”며 “심은경인줄 모르고 그냥 지나친 관객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좀비의 기괴한 동작을 만들어낸 이는 바로 ‘곡성’에서 김환희의 신들린 연기를 완성케한 박재인 안무가였다. 연상호 감독과 박재인 안무가는 좀비 동작을 연구하던 중 모르모트, 즉 시험적으로 연습을 시킬 배우가 필요했다.
이에 ‘창’이란 단편영화에서 목소리를 연기했던 한성수 배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승객 역 우도임을 캐스팅해 수개월간 연습을 시켰다. 심은경 또한 이들과 함께 수개월 동안 연습에 매달렸다. 심은경 소속사 관계자는 “왜 저렇게까지 할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하더라”고 말하기도. 이어 좀비 동작이 어느 정도 완성되자 연상호 감독은 50명의 이른바 ‘좀비 특공대’를 선발했다. 더운 날씨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았고, 무서운 좀비 분장도 나중엔 서로 익숙해졌다고. 아역 김수안은 좀비 역 배우들과 땅따먹기를 하며 대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단다.
좀비 분장 때문에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연상호 감독은 “어느 날 회의를 하다가 스튜디오 밖에 나갔는데, 스튜디오 앞에 선남선녀들이 몰려 있더라. 그러더니 내게 인사를 학에 ‘누구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우리 좀비들이었다”며 “매일 좀비 분장만 한 배우들을 보지 않았나. 화장을 지우니 못 알아보겠더라”고 전했다.
여기에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만의 좀비 공식을 만들었다. 영화 ‘새벽의 저주’를 본 연상호 감독은 영화 초반에 나오는 좀비는 사람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수개월의 시간이 흐르면서 몸이 썩어드는 것을 보고 ‘부산행’의 좀비를 모두 싱싱(?)하게 만들었다고. 또한 가까운 사람이 감염돼 좀비가 된 후, 마주한다는 설정을 더했다. 실제 ‘부산행’에서 야구부인 영국(최우식)이 열차에서 좀비가 된 야구부 친구들과 마주치는 신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처럼 누구 한 명의 공이 아닌 수십 명의 스태프들과 배우 그리고 이름 없는 좀비로 열연을 펼친 이들이 있었기에 ‘부산행’은 1,000만 영화 타이틀을 얻어낼 수 있었다. ‘부산행’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