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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③]'터널' 장원석 대표 "韓배우-스태프, 할리우드에 안밀려"

입력 2016-08-16 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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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터널’ 장원석 대표가 영화 제작자로서 자신의 꿈을 밝혔다.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이 지난 10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몰이 중이다. 326만 관객을 동원한 ‘터널’은 벌써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영화에 대한 호평도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터널’을 기획하고 제작한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를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갖고 이야기를 나눴다.

기본적으로 영화 제작자가 하는 일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을 터. 장원석 대표는 “영화 제작자는 예산과 스케줄을 관리하면서 작품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로 뽑아내는 역할을 한다”며 “시나리오는 설계도라 할 수 있는데, 그 설계도를 가지고 제대로 된 건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편안하고 탄탄하고 안전하게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그걸 예산 안에, 정해진 기간 안에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이번 영화 ‘터널’ 또한 폐터널을 새 터널처럼 보이게 리모델링을 하고 도로에 아스팔트를 까는 데만 1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고. 장원석 대표는 “옥천에 있는 폐터널을 섭외해 새 터널로 만들어야 했다. 아스팔트를 깔고 외벽 가드레일을 놓고 도로 표지판도 설치했다. 외벽 재단장에 후반 CG작업까지 10억 가까이 들었다”며 “할리우드 같으면 50억 원으로 새 터널을 지어서 촬영했겠지. 하지만 한국은 현실이 그렇지 않잖나. 대신 우린 할리우드보다는 싸게 찍지만, 퀄리티는 그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상한 것을 구현해낼 수 있는 할리우드가 정말 부럽다. ‘그래비티’ 같은 영화를 보면 어떻게 저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우린 상상조차 못할 것이고, 상상을 한다고 해도 1,000억 원의 예산을 누가 투자하지도 않을 것이다.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그 사이즈에 맞춰서 상상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제작자 입장에선 400억 원 짜리 예산에 1, 2편을 함께 제작하는 ‘신과 함께’ 같은 경우를 보면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제이슨 본’을 보면서 이른바 ‘머니샷’이라고, 차량을 엄청나게 부수며 돌진하는 신이 있다. 그걸 우리가 찍을 수 있을까? 예산이 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이어 장원석 대표는 “‘터널’을 함께 한 배두나가 출연한 미국드라마 ‘센스8’이 한국에서 촬영한다고 해서 놀러 갔었는데 장비차만 스무 대가 넘게 있더라. 드라마를 잠깐 찍고 가는데도 20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있었다. 한국 영화는 많아야 100명 정도인데 말이다. 그걸 꾸려가는 것도 버겁고 말이다”며 “‘센스8’이 한국에서 촬영을 하면서 쓰고 간 돈이 30억 원이 넘는다고 들었다. 에피소드 중 잠깐의 분량인데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도 100억 원 넘게 쓰고 가지 않았나”라고 부러움을 표했다.

“요즘은 시나리오를 보면 엄두가 안 나는 작품도 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전에, ‘이렇게 힘든 건 하기 싫다’는 마음이 먼저 들기도 한다. 사이즈가 큰 영화면 제작자 입장에선 닥칠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예산 편성의 어려움과 촬영의 어려움을 모른다면, 도전하겠다고 했겠지만 영화 일을 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지레 겁먹게 되더라. 또한 한국 상업영화 보통 예산에 맞춰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아쉽다.”

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그러면서 장원석 대표는 “저예산 영화는 아마도 난 못할 것 같다”며 “내용이 저예산에 적합한 거라면 모르겠지만, 모든 영화는 대부분 예산을 쥐어짜면서 제작한다. 사람들에게 무릎 꿇고 빌면서 20년 넘게 살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저예산 영화는 상업영화의 4배는 힘들 텐데, 나는 몰라도 스태프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이젠 못 보겠다. 영화 한 편으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거냐면서 늘 안전사고에 유의하라고 강조하는데, 예산이 부족하다보면 사고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장원석 대표는 “그래도 다행히 이번 ‘터널’ 촬영장에선 큰 사고는 없었다. 대신 촬영감독이 깨진 유리에 넘어져서 손을 다치는 사고가 있어서 2주 정도 붕대를 감고 촬영했었다.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는 게 직업인데 손을 다치면 어떡하겠나. 그나마 많이 다치질 않아서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21살의 어린 나이에 영화판에 뛰어든 장원석 대표는 27살에 ‘왕의 남자’ 제작실장이 됐다. 그리고 31살엔 영화 제작사 대표가 됐다. 이에 장원석 대표에게 제작자로서의 꿈을 묻자 “한국영화 100편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어릴 땐 감독이 꿈이었다”는 장원석 대표는 “영화감독 준비도 잠깐 했는데, 주변 사람들 말도 들을 줄 알아야 하잖나. ‘넌 체질적으로 PD가 어울린다’고 그러더라. 그리고 준비하던 영화도 잘 안됐다. 솔직히 감독으로 입봉하기가 너무나 힘들지 않나. 버틸 수 있어야 하는데,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영화 스태프 일을 시작으로 제작 일을 하게 됐다. 지금은 감독을 하라 그래도 안 한다. 하기도 힘든 게 감독을 하려면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은 여러 작품을 제작하고 있어서 시간도 안 난다”고 말했다.

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터널' 장원석 대표/사진=서보형 기자

그러면서 장원석 대표는 “한국영화 100편을 만든 뒤 중국이나 미국으로 진출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다. 한국 스태프, 배우들도 함께 말이다. 우리가 할리우드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땐 할리우드라서 너무 대단해만 보였는데, 지금은 한국 배우들도 언어만 다를 뿐이지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스태프 능력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부분은 한국이 최고다. 물론 지금은 자본이 충분치 않으니까 아이디어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데, 현재도 아시아에선 한국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함에 적힌 영어 이름도 할리우드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장원석 대표. 그의 꿈이 이뤄질 날이 머지않았다.

●●●●영화 '터널' 제작자 장원석 대표 인터뷰●●● [팝인터뷰①]'터널' 제작자 "배우도 감독도 혹평까지 다 찾아봐요" [팝인터뷰②]'터널' 장원석 대표, 프로바쁨러 하정우 사로잡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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