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베일벗은 '밀정'③]좋은 김지운X나쁜 김지운X이상한 김지운

입력 2016-08-26 06: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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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지운 감독이 ‘밀정’ 위해 영혼을 팔아넘긴 걸까. 걸작의 탄생이다.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첩보 누아르 영화 ‘밀정’이다.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제작 영화사 그림)은 1920년대 말, 일제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다.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 송강호,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 역 공유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 등이 출연하며 이병헌, 박희순이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밀정’은 김지운 감독의 6년 만의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할리우드 러브콜을 받고 ‘라스트 스탠드’를 연출했지만 국내외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던 김지운 감독은 ‘밀정’으로 악마의 재능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보여줬다. 그래, 이게 바로 김지운이다. 김지운 감독은 ‘밀정’을 통해 누아르의 차가움과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뜨거운 심장을 동시에 담아냈다. 안개 속에 갇힌 듯, 속고 속이는 첩보전은 무척이나 차갑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교란작전 속에 담아낸 총격전과 액션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는 총알의 움직임은 피의 향연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잔인하면서도 무척이나 통쾌하다.

그러면서도 시대의 아픔과 그 안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인물 개개인의 심리적 혼란을 놓치지 않은 김지운 감독. 이는 보는 이의 심장을 뜨겁게 끓어오르도록 만든다. 잊혀진, 잊고 싶은 역사이지만 김지운 감독은 그 당시의 뜨거운 독립으로의 열망을 ‘밀정’으로 피워낸다. 절대 애국심에 호소하지 않는 연출은 그저 ‘좋다’는 말을 품게 한다. 그 것이 바로 ‘밀정’이 다른 영화와는 다른 점이다.

김지운 감독은 ‘밀정’의 친일 변절자인 이정출을 그저 악독한 놈으로만 그리지 않았다. ‘암살’이 변절자 염석진을 시대의 혼돈 속에서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용서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냈다면 ‘밀정’ 이정출은 그와는 다르다. ‘변절자에게도 조국은 하나’라는 말처럼, 김지운 감독은 이정출의 정체성 혼란을 통해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던 이들의 선택과 엇갈린 운명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이정출은 절대악도, 절대선도 아니다. 이상하지만, 남들과는 이상을 그려낸 김지운 감독의 또 다른 표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김지운 감독의 ‘밀정’엔 좋은 놈과 나쁜 놈, 이상한 놈이 혼재한다. 일제강점기엔 그랬다. 독립을 꿈꾸는 좋은 놈, 독립을 막아서는 나쁜 놈 그리고 그 안에 뒤엉킨 이상한 놈들이 ‘밀정’엔 수두룩하다. 김지운 감독은 이 모든 것을 이상적으로 엮어냈다. ‘밀정’이 잘 만든 영화인 이유는 감독이 김지운이기 때문이었다. 오는 9월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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