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오랜 세월 사랑받는 명작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아우라에 가려져 그 진가는 빛이 바래고, 닳고 닳은 클리셰 취급을 받곤 한다. 다소 억울한 일이다. 셰익스피어의 5막 비극 '햄릿' 역시 그렇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 작품은 독살 당한 부왕의 복수를 꿈꾸는 덴마크 왕자 햄릿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너무나도 유명한 나머지 생명력을 잃었다. 있는 그대로 느끼기보다 줄을 긋고 외워야 하는 대상이 된 것.
하지만 '햄릿'만큼 드라마틱하고 매력적인 작품 역시 드물다. 이 작품이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시선과 형태로 해석되어 재탄생하고 있는 이유다.
연극열전이 준비한 '햄릿- 더 플레이'(연출 김동연)로 여기에 합류했다. 한국 연극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공연 전문 집단이다. 현재 2015년 12월에 시작된 '연극열전6'가 진행 중이다. '햄릿- 더 플레이' 역시 이들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특히나 '햄릿'이 선택된 이유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시의성과 인간의 내면과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작품을 올리고자 하는 연극열전의 취지 때문이다. 또한 관객에게는 보고 싶은 공연을, 배우와 스태프에게는 참여하고 싶은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
'햄릿- 더 플레이'의 특징은 공감대 형성이다. 햄릿이란 인물의 고뇌를 피상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관객이 진정으로 공감하고 함께 인물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세심하게 설계된 작품이다. 김동연 연출은 "해석의 대상이 된 '햄릿'이 아니라, 어느 날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그 인물의 아픈 마음에 공감하고자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햄릿- 더 플레이'에는 원작에 없는 요소가 등장한다. 어린 햄릿과 해골로만 존재하던 광대 요릭이다. 햄릿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이들은 배역의 감정선을 더 자세하게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는 장치다.
뿐만 아니라 고전적인 의상이 아닌, 트렌치 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다. 무대 세트 역시 한층 간결해졌다. 클래식에 머물지 않고 현대극처럼 젊어졌다. 어렵고 무거운 소재에 대한 중압감과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햄릿- 더 플레이'는 원작의 장점을 최대한 유지하되, 원작에 없는 시도를 통해 끝을 알면서도 그 길을 향해 걸어가는 햄릿을 표현한 점에서 신선한 시도라 볼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