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남지현이 외모를 포기한 열연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연이어 점령할 기세다. '터널'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이어 드라마 '쇼핑왕 루이'까지 남지현의 변신은 계속된다.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한국영화 흥행 3위로 올라선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에서 하정우 그리고 강아지 탱이 못잖은 신스틸러가 존재했으니 바로 탱이 주인인 미나 역 남지현이다. 무너진 터널 안 또 다른 생존자로 영화 개봉 초반 함구령에 부쳐졌던 남지현은 '터널'이 흥행하면서 그 존재를 공개할 수 있게 됐다.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영화 내내 열연을 펼친 남지현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얼굴과 머리에 온통 분진을 뿌리고 연기를 해야 했다. 콩가루와 숯가루를 섞은 거였는데, 얼굴에 붙어야 해서 물을 약간 타서 바르곤 했다. 머리카락에도 뿌리고 옷에도 묻히다 보니 '터널' 대기실에는 샤워실이 따로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지현은 "원래는 영화 촬영을 할 때 옷만 갈아입고 왔다 갔다 하는데, 이번엔 그럴 수가 없잖나. 머리에서 분진이 떨어지고 그래서 촬영이 끝나면 옷을 조심스럽게 담아두고 머리를 턴 다음 샤워를 하고 집에 갔다. 현장 대기실 의자에서 늘 먼지가 얇게 쌓여 있었다. 샤워를 해도 분진이 남기도 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에서 김정호(차승원)의 딸 순실로 분한 남지현은 까맣게 피부를 태우고 분장까지 해야만 했다.
'터널'에선 분진 분장 때문에 지인들이 얼굴 대신 목소리로 자신을 알아봤다는 남지현은 "'고산자, 대동여지도' 순실은 서민이다 보니 농사도 짓고 야외에서 주로 활동하잖나. 그래서 강우석 감독님도 순실이 피부가 까맣게 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실제로 피부를 태우기도 하고 분장도 했는데, 막상 태우려니까 피부가 빨리 까맣게 되진 않더라. 그래서 손과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남지현의 차기작은 'W' 후속으로 오는 21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다. 남지현은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속 기억상실남 루이(서인국 분)와 고복실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쇼핑왕 루이’에서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을 연기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분장이 '터널' '고산자, 대동여지도'과 비교해도 만만치 않다는 후문.
이에 남지현은 "고복실이 점점 예뻐지는 역할이긴 한데, 처음에 봤을 땐 정말 깜짝 놀랄 수도 있다. 충격적인 비주얼이랄까. 강원도에 가서 촬영을 하고 왔는데 의상도 입고 분장도 하고 사진을 한 장 찍었더니 '곡성' 포스터처럼 나왔더라. 하하. 피부도 까맣고 머리카락도 복슬복슬하고 말이다. 내가 봐도 재밌고 놀라웠다"고 전했다. 이어 남지현은 "되게 좋은 타이밍에 좋은 역할이 들어왔다고 생각해서 '쇼핑왕 루이'에 참여하게 됐다. 내 나이에 딱 맞는 그런 역할이라 생각했다. 요즘은 어두운 작품이 많은데 '쇼핑왕 루이' 같은 경우는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가을이면 울적해질 수 있는데, 이렇게 밝고 유머러스한 작품이라면 좋겠다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쇼핑왕 루이'에서 강원도 사투리 연기에 도전하게 된 남지현은 "어렵지만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준비기간이 짧아서 불안하기도 했는데 나름 잘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며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썼고, 경상도 사투리는 어릴 때부터 몇 번 했었다. 이번에 강원도 사투리까지 하게 됐는데 내가 전라도, 제주도, 이북말만 하면 모든 사투리를 다 클리어하게 되더라. 하하. 물론 고민도 많다. 사투리라도 사람마다 말투가 달라서 완벽하게 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대신 사투리에 신경 쓰느라 감정을 놓쳐 버리면 시청자가 불편해할 수도 있으니까 감정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물론 사투리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선보인 자신의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도 남지현은 "강서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투리부터 시작해서 이것 저것 호불호가 갈렸다. 그 부분은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다. 받아들이는 시청자가 어떻게 보느냐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니 말이다"며 "대신 이번 '쇼핑왕 루이'에서도 잘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걱정은 정말 많이 되는데, 티를 안 내려고 노력 중이다"고 웃어 보였다. 이와 함께 벌써 데뷔 13년차 배우가 된 남지현은 "경력도 중요하긴 하지만, 13년이나 됐다는 그 숫자는 잊어버려야 할 것 같다. 데뷔가 언제냐고 물어보면 2004년이라고 말하긴 하는데, 아역이나 성인 연기를 할 때나 마음가짐의 차이는 크게 없다. 물론 부담감과 책임감은 달라지긴 하지만 말이다. 아역 또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스스로 소화하는 것 아니냐"며 "대신 스무 살이 되고 나서는 한 작품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따진다면, 내 연기 인생은 고작 1~2년 밖에 되지 않은 것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래서 극을 이끌어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인 역에 대해서도 남지현은 "아역은 극 초반에 시청자를 확 끌어당겨야 하기 때문에 임펙트 있게 단기간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빠져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성인 배역은 그렇게 되면 뒤에서 힘이 빠져버려서 안 된다. 에너지를 고르게 잘 분배하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강약조절에 대해 많이 생각 중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