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뮤즈=이미지 기자] 故 허범욱 감독의 마지막 순간까지 영화를 향한 남다른 애정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만화가 석정현은 지난 28일 “원래 내일 수요일 공개 시사회 때 감독님 만나뵙고 진행할 공개 좌담회를 준비 중이었다”라며 “그러다 갑자기 주말 즈음 배급사로부터 사고 소식 전해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모른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문제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전해 듣기로 10여년 전부터 준비했다는데,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그의 전작도 함께 찾아보며 같은 작가로서 여쭤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라며 “그림을 배운 적이 없는 데도 힘들고 막막한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이유와 지금까지 버텨온 동력이 뭐였는지, 작품 속의 돼지에 자신의 어떤 부분을 투영했는지, 앞으로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또 다른 세계는 어떤 것인지...다른 평행 우주에서는 웃으며 반갑게 만나뵙고 그런 얘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될까?”라고 덧붙였다.
또한 석정현은 “허범욱 감독님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어 부디 저 세상에서는 만들고 싶은 작품 영원히 자유롭게 만드시길 간절히 기도한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특히 그는 29일 빈소를 다녀온 뒤 “원래 오늘 만나야했던 분이다”라며 “불의의 화재로 돌아가셨는데, 영화 데이터가 들은 노트북을 꼭 껴안고 계셨단다. 가는 길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밝혀 먹먹함을 자아냈다.
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작품이 담긴 노트북을 품에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를 향한 그의 깊은 애정에 많은 이들이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故 허범욱 감독은 지난 23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치료를 받던 중 28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43세.
이에 고인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배급사 인디스토리 측은 이날 “한국 애니메이션을 위해 열정을 바치신 故 허범욱 감독님을 깊이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추모했다.
또한 오는 8월 5일로 예정되어 있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개봉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인간이 되려는 ‘돼지’와 짐승이 되려는 ‘인간’이 뒤엉킨 하드보일드 지옥동화로, 거대한 ‘시스템의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돼지 H’와 인간 ‘정석’의 생존 투쟁을 통해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인간성의 본질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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