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청춘스타에겐 일종의 성공의 공식이 있다. 어느 정도 얼굴을 알리면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고, 이후 느와르에 편승해 남자들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런데 27세 배우 이주승의 선택은 다소 의외다. 그는 액션, 그것도 취권에 도전했다.
영화 '대결'(감독 신동엽/제작 휴메니테라픽쳐스)은 상남자들의 박진감 넘치는 토너먼트식 한국형 액션 영화다. 가진 것 없는 취준생 풍호(이주승)가 형의 복수를 위해 무자비한 절대 갑인 CEO 재희(오지호)와 대결하는 내용을 그린다.
극중 풍호는 뭐하나 잘난 구석이 없는 취업 준비생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춘이다.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의 은밀한 사생활. 풍호는 '현피'(현실+Player Kill)로 용돈을 번다. 주요 관심사가 무술,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취권이다. 철 지난 홍콩 액션 영화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그 취권 맞다.
지난 2007년 영화 '청계천의 개'로 데뷔한 뒤 이주승은 10여 년간 유망주였다. '대결'은 독립영화에서 입지를 다져왔던 이주승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다. 시상식의 신인상만큼이나 일생에 딱 한 번 밖에 얻지 못하는 타이틀. 왜 하필 취권이 소재인 작품인 걸까.
"중학교 3학년 때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그때부터 액션배우를 꿈꿨다. 실제로 태권도 4단이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격투 장면만 녹화를 해서 돌려보곤 했고, 이연걸과 성룡의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 '대결'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잊고 있던 나의 꿈이 생각났다."
하지만 로망의 실현은 험난했다. 그는 '대결'을 위해 취권을 10년간 연마한 스승에게 직접 무술을 배웠다. 처음에는 다소 민망했다고.
"액션스쿨에서 수업을 받았다. 취권은 상상물의 산물이 아니라, 실존하는 무술이다. 하체에 힘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고난도였다. 배우면서 재밌더라. 그런데 우리 옆이 드라마 '대박' 팀이었다. 그들은 절도있는 일본 사무라이 같은 느낌이었다. 멋지더라. 하지만 '대결' 팀은 '자 이제 술을 먹었다고 생각하세요' '휘청거리세요'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저건 뭐 하는 팀이지'란 시선으로 쳐다봤다. (웃음)"
'대결'은 취권이란 소재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마니악 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나는 시원시원한 전개가 강점이다. 기승전신파에 지쳤던 이들이 좋아할 법한 유쾌한 활극이다.
이주승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관객들이 소재와 대략적인 내용만 듣고 '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처음 시나리오를 들었을 때 '그게 뭔 영화야'라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용기를 내서 많이 봐달라. 막상 감상하고 나면 꽤 현실적인 영화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오는 22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