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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엿보는 느낌 즐기길” 이준익 감독이 세로로 차린 ‘아버지의 집밥’

입력 2026-09-03 17: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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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레진스낵
사진제공=레진스낵

[헤럴드뮤즈=김나율 기자]이준익 감독이 만든 가장 따뜻하고 낯선 영화가 온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세로형 시네마 ‘아버지의 집밥’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준익 감독과 배우 정진영, 이정은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버지의 집밥’은 동명의 레진코믹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평생 부엌 근처엔 가본 적도 없는 가부장 아버지 하응(정진영 분)이 까탈스럽게 삼시세끼를 찾다가 순애(이정은 분)가 요리 백지증에 걸리면서 생존을 위해 인생 첫 요리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세계 최초로 세로로 된 영화를 보시게 됐다. 보통 영화는 가로로 되어 있지 않나. 가로 영화는 잘 차려진 상을 받는 느낌인데, 세로 영화는 무언가 엿보는 느낌이다. 즐겨달라”고 밝혔다.

세로형 시네마에 도전한 이유로 “가로 영화만 14편 찍었다. 찍는 동안 가로, 세로의 차이는 분명하게 느꼈다. 지난 수백년 동안 가로에서는 대부분 풍경이지 않나. 세로에서는 인물, 초상화다. 영화를 세로로 보면서 하나하나의 인물을 깊숙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레진스낵
사진제공=레진스낵

숏폼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이유로 “한국 영화의 장벽이 높다. 창작자들이 숏폼으로라도 창작 의욕을 피울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했다. 적은 제작비로 숏폼을 찍게 됐다. ‘왜 너는 안 하냐. 상업영화 한다고 무시하냐’고 부추겨서 떠밀리듯 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장 침체기에 새로운 디바이스, 휴대전화로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됐다. 숏폼이 갖고 있는 작품들은 자극적이고, 짧은 시간 안에 흥미를 지니고 있다. 제가 갖고 있는 작품은 자극도 덜하고, 폭력도 없다.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시나리오 쓰는 방식이 영화와는 차이가 있었다. 2분 정도 되는 구간 안에 기승전결이 계속됐다. 가족,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같지만, 그 짧은 구조 안에서 전개 등이 숏폼이 갖고 있는 장점을 흥미롭게 끌고 간 경험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정진영은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 같은 배우다. 정진영은 “오랜만은 아니고, 이전에도 조금씩 함께했다. 이정은과는 전작에서도 함께했다. 너무 좋은 팀이었다. 요즘 이런 이야기를 만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 달 정도 찍었고, 제작비가 큰 작품은 아니었다.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숏폼 연기법을 AI로 검색해봤다며 “연기법을 따로 알려주던데, 저는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연기했다. 스태프가 바로 앞에 있을 정도로 가까이서 연기했다. 인물이 갖고 있는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했다”고 했다.

이정은은 “2분짜리 극이 에피소드마다 연결됐다. 다음 이야기의 궁금을 유발하는 장면에서 끝났다. 연기를 특별하게 다르게 했다기보다는 궁금할 수 있도록 유발하는 데 주력했다. 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도록 표현하고자 했다. 저희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저희를 더 관찰하고 연기해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준익 감독은 세로형 화면의 영화를 극장 상영하는 것에 대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극장에서 자기 나이에 맞는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가로가 됐든, 세로가 됐든 극장에서 보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투자자에게 제안했다. 저 역시 극장에서 보게 된 행운을 얻게 됐다”고 했다.

이에 정진영은 “개봉도 떠밀려서 하는 느낌이다. 극장은 생각 안 했다.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관객을 찾아가자는 생각으로 의기투합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레진스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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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은 이야기의 풍부함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시스템의 소규모, 밀도와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구조다. 저 역시 처음 겪는 구조고, 실험적인 거라 새롭게 느껴진다. 감독이지만, 모든 걸 다 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적다.

끝으로 이준익 감독은 “지난 주에 ‘숏폼어워즈’ 행사가 있다. 행사 전에 ‘아버지의 집밥’을 일반인을 상대로 상영했다. 끝날 때 들어갔는데, 저보다 연세가 많은 분들이 가득했다. 최근 10여 년간 그 정도 연배의 분들을 본 적이 없다. 집밥 소재에 딱 맞는 분들이 보시더라. 자기 나이에 맞는 영화를 극장 안에서 함께 본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손녀딸부터 자식, 며느리까지 어우러져서 우리의 삶을 가까이서 엿보며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진영은 “이 영화는 롯데시네마에서만 개봉한다. 오랫동안 극장에 걸릴 영화도 아닐 거다. 큰 흥행 수익을 기대하는 영화도 아니다. 다만, 이렇게 관객들을 만날 때 ‘재미있다’고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복한 관람을 함께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정은은 “숏폼 드라마가 일반적으로 가진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서 좋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집중도가 높아진다. 화면이 작게 보이는 것도 크게 보일 거로 생각한다. 많이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아버지의 집밥’은 총 61개의 에피소드로, 레진스낵에서 오후 5시에 오픈된다. 오는 17일과 24일에 만날 수 있다. 오는 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na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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