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공유에게 배우 송강호는 어떤 존재였을까?
배우 공유는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제작 영화사 그림) 홍보 인터뷰를 갖고 괴물 같은 배우 송강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다. 김지운 감독의 6년 만의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 송강호,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 역 공유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이 출연하며 이병헌, 박희순이 특별출연에 나섰다.
'밀정'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공유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공유는 "흥행이 될지 안 될지 확신은 없었지만 송강호 선배와 함께, 그리고 영화 속에서 이정출 김우진 두 인물이 중심을 잡고 긴장감을 줘야 한다는 게 좋았다. ‘사도’ 같은 경우, 유아인 송강호가 영화 내내 텐션을 이끌어가지 않나. 같이 연기를 하더라도 둘이 공유할 수 있는 큰 정서가 영화에 있다는 게 좋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유는 "누군가를 두고 상대역으로 연기하면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을 배우들이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송강호 선배와 연기하고 싶었다. 겉돌지 않고 밀접하게 붙어서 유기적으로 주고받는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또 송강호 선배를 코앞에서 볼 수 있겠구나,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게 가장 컸다"고 '밀정'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공유는 "이렇게까지 말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난 ‘밀정’이 송강호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김지운 감독님이 늘 말하는 의뭉스러운 회색빛의 인물을 아무나 연기할 수 있는 게 아니잖나"라고 송강호 찬양을 이어가며 "사실 김우진은 이정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평면적인 인물일 수 있다. 그래선 난 송강호 선배와의 연기가 좋으면서 부담감도 느꼈지만, 전체 영화에서 김우진 역할로만 봤을 땐 힘들겠지만 그래도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는 역할이 아닌가 싶었다. 처음에 영화를 선택하고 임할 때 내 자세가 그랬다. 내 역할을 분명히 해서 이정출이란 인물에게 그가 갈등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포지션이 되자고 말이다"고 털어놨다.
"실제로는 송강호 선배에게 형이라고 안 하고 '선배님'이라고 한다"는 공유는 "영화에서처럼 형이라고 못 부르겠다. 내가 너무 건방진 것 같다. 나이 차이도 있잖나. 기준을 정해놓은 건 아니다. 몇 살까진 형, 선배, 선생님 이렇게 정한 건 아닌데, 애매한 게 있다. 나이가 어떤 경계에 있는 분들도 있잖나. 선생님, 선배님 호칭을 싫어하는 분도 있어서 형이라고 하라는 사람도 있는데, 송강호 선배는 자연스럽게 형보다는 선배란 말이 입에 붙어서 선배님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송강호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공유는 "난 송강호 선배를 막연하게 천재라고 생각했다. 관객과 후배 입장에서 말이다. ‘아, 어떻게 연기를 저렇게 하지?’라고 말이다. 단순히 본능에 의해 움직일 것 같고, 럭비공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보니, 배우로서 갖고 있는 역량이 큰데다 집요한 노력이 있다는 걸 상상 못했다. 내가 송강호 선배를 더 작게 본 것 같다. 현장에서 같이 작업을 하면서 대사를 그렇게 많이 중얼거리는 사람을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공유는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 당연한 건데, 내가 송강호 선배에게 배우로서 기대한 것과는 다른 방향이었다. 왠지 ‘여배우는 화장실에서 똥도 안 쌀 것 같다’는 판타지처럼 나도 송강호 선배에게 막연한 판타지가 있었다. 그런데 일하는 걸 보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옆 사람이 대사를 외울 정도로, 신들린 사람처럼 대사를 계속 외우더라"고 말했다. "나도 ‘밀정’이 어떤 영화보다 대사가 많은 작품이었다. 초반에 김지운 감독에게 대사가 정말 많다고 했더니 ‘응, 우리 배우 대사 보는 재미로 보는 영화인데?’라고 하더라. 그래서 몰랐다고 아이고 그랬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송강호 선배가 미친 사람처럼 대사를 중얼거리더라. 그러면서 음절 음절의 디테일함을 하나씩 계속 찾아가고, 걸러내는 것 같더라. 그걸 보면서 나도 자극을 받고 반성도 했다. 그래서 나도 현장에서 미친놈처럼 연기했다. 서로 대사를 중얼거리면 안 되니까 따로 떨어져서 나도 중얼거렸다. 그러면서도 송강호 선배는 여유가 있어서 후배들에게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 난 그럴 여유가 없었다. 난 옆에 어두운 데 가서, 낚시 의자에 혼자 앉아 내 대사를 중얼거리곤 했다. 그러다 대사가 조금 없거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면 송강호 선배와 농담을 하곤 했다."
공유는 "송강호 선배가 의외로 장난을 많이 친다. 나한테 해맑다고 하는데, 송강호 선배 또한 해맑음이 있다. 별 거 아닌데도 크게 웃더라. 후배들과 섞여서 농담하고 그런 걸 좋아하더라. 그런 것도 조금은 의외였다. 특히 본인의 연기가 끝나고 난 다음에 장난을 많이 친다. 그러면서 내가 연기를 할 때 기본적으로 김지운 감독이 테이크를 많이 가는데, 송강호 선배도 사람이니까 힘들거나 지칠 때가 있잖나. 그런데 감독님에겐 내색을 안 하고 다 한다. 그리고나서 나한테 눈짓을 준다던지 내색을 한다. 그런 모습이 귀여울 때가 있다. 그리고 ‘내가 너보다 테이크 덜 갔지?’ 그러면 ‘저보다 세 번 더 하신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 송강호 선배 또한 소년미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