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이재용 감독이 페르소나 윤여정과 관련해 학대설에 휘말렸다. 자극적인 단어들로 점철돼 본질을 잃어버린 논란, 전말은 무엇이었을까.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제작 KAFA)를 연출한 이재용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는 10월 6일 개봉하는 '죽여주는 여자'는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사는 여자 소영(윤여정)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재용 감독과 윤여정의 세 번째 만남이다.
앞서 이재용 감독은 때아닌 윤여정 학대설에 시달렸다. '죽여주는 여자'에는 소영이 허름한 모텔방에서 고객에게 일명 '서비스'를 해주는 성매매신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윤여정이 인터뷰에서 반농담조로 고충을 토로한 게 오독이 된 것. 일각에서는 이재용 감독이 윤여정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무리하게 촬영을 한 것이 아니냐는 억측마저 일었다.
하지만 이는 윤여정이 이재용 감독과 절친한 사이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윤여정의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한 화법이 '죽여주는 여자'의 센 소재와 만나 벌어진 해프닝인 셈. 이재용 감독은 "윤여정이 내 욕을 하면서 목을 조르고 싶었다고 한 건 나도 들었다"라며 웃었다.
"윤여정이 촬영하면서 힘들어했던 건 사실이다. 밥 넘기기도 힘들어했다. 그건 다른 영화와는 달리 소영 역에 유달리 몰입을 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윤여정은 영화로 여러 번 만난 사이다. 평소에도 알고 지낸다. 내가 극단적인 사람이 아니란 걸 아니까 소위 말하는 센 이야기를 해도 자신을 잘 그려주겠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출연을 하신 거다. 나에 대한 이야기 역시 투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웃음)"
이어 이재용 감독은 '서비스' 신의 구체적인 디테일을 윤여정에게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그런 건 아니다. 세부사항이 다 들어가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영화는 짜여진 대로만 촬영을 하는 게 아니지 않나. 현장에서 바뀌기도 한다. 윤여정이 촬영하기 전 본 스토리보드에는 상의를 입고 하의를 탈의한 남자가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다 벗자고 결정했다. 그리고 나는 충분한 텍스트를 줬다. 그걸 배우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뉘앙스의 차이라고 본다."
실제로 윤여정 역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결국엔 감독의 결정이 맞았다고 본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는 걸 알지만, 그 순간은 힘들다고 느꼈다. 그래서 사람이 불완전한 건가 보다"라며 이재용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재용 감독은 "사실 윤여정 역시 예민하기로 치면 손꼽히는 분이 아니냐. 그분이 왜 살이 안 찌시겠느냐"라며 자신의 목을 조르고 싶다던 윤여정을 향해 너스레를 떨었다.
"어쨌든 윤여정과 나 사이에는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 사랑도 있고 증오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깊은 곳에서 오는 믿음이다. 사실 '죽여주는 여자'를 준비하면서 잘못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렇지만 우리 영화가 다루는 노인 빈곤, 안락사 등에 대한 주제는 빨리 다뤄야 한다고 봤다. 지금도 이미 늦었다. 그걸 방치하면 지옥도가 펼쳐질 수도 있다. 공론화하고 싶은 욕심으로 밀고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