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정준영은 처음부터 '성폭행'이 아니라고, '몰래카메라'가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대중은 2주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고서야 그를 믿어주는 듯하다.
가수 정준영은 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긋지긋했던 2주간의 악몽을 떨쳐낸 순간이었다.
이번 정준영 사태는 다른 연예계 성추문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 사태는 지난 달 23일 금요일 밤 한 매체를 통해 다급하게 보도되면서 최근 잠잠하던 연예계를 또 한 번 뒤흔들어놓을 성추문처럼 보였다. 당시 해당 매체는 '정준영이 최근 성범죄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가 언급한 성범죄 혐의는 '성폭행'으로 둔갑돼 일파만파 커졌고, 정준영 측은 그날 자정이 넘어서야 "일반인 여성과 사소한 오해가 생겨 당시 우발적으로 해당 여성이 고소를 했던 사실은 있으나, 고소 직후 바로 고소를 취하하고 수사 기관에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등 지극히 사적인 해프닝으로 이미 마무리 된 상황이다"며 "일부 매체에서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성폭행이란 표현을 하는 등 자극적인 단어로 보도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임을 전하는 바"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공식입장에 정준영 사건은 다른 연예인들의 잇단 성추문과는 달리 전 여자친구와의 해프닝으로 잘 마무리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그 후로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달 24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지난 2월 정준영 집에서 성관계를 갖던 중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정준영이 휴대전화로 몰래 찍었다는 게 전 여자친구의 고소 이유'라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에 따라 정준영 사태는 성추문에서 몰카 논란으로 옮겨갔다.
사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정준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정준영은 25일 오후 초췌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해당 여성과의 동영상은 올해 초 장난 삼아 촬영했던 것으로 바로 삭제했다. 이후 바쁜 와중에 소홀해지는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났고 해당 여성이 그 사건을 근거로 우발적으로 신고를 하게 됐다. 이후 난 촬영사실을 인정했기에 경찰 조사에 임했다. 전 여자친구 역시 내 개인적인 의사가 아니라는 점을 밝혔으며 고소를 취하했다. 상대 여성은 검찰 측에 탄원서를 수차례 제출하며 사건이 신속히 종결되기를 바랐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동영상이 '몰카'로 불리게 된 것과 관련해서도 정준영은 "개인적인 일들이 몰카라는 단어로 회자되기 시작됐다. 해당 여성은 상황의 조속한 종결을 희망하고 있다"며 몰카가 아님을 호소했다.
정준영 전 여자친구 역시 입을 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런 동영상(성관계 동영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걸 촬영한 적이 없다"며 장문의 글을 올린 것. 정준영 전 여자친구에 따르면 해당 동영상은 2초짜리 영상이며, 성관계 동영상이 아니다. 정준영 전 여자친구는 "그것조차 당일 삭제,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합의하에 촬영된 성관계 동영상 촬영'이라고 보도돼 너무 화나고 억울하다. 성관계 동영상 자체를 촬영한 적이 없다.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준영 전 여자친구는 "내게 사생활을 물어보지 말라. 그 긴 시간동안 정준영과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과 두 사람의 감정을 모두 언론을 통해 이야기 할 수 없는데, 하나 둘 이야기 하다보면 추측만 늘어난다. 단순히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고 정준영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한결같이 몰카가 아니라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매체와 네티즌들은 여전히 정준영을 '몰카범'으로 몰고갔다. 그렇게 정준영은 '몰카 스캔들'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게 악몽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정준영은 6일 예상대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마자 정준영은 '몰카범'이란 오명부터 벗고자 했다. 정준영 소속사 측은 "현재 정준영의 무혐의 결론에 대한 내용이 몰래카메라 혐의가 아님을 정확히 말씀 드린다"고 바로잡았다. 정준영 측에 따르면 의사에 반하는 동영상 촬영에 대한 성적 수치심으로 피소됐고, 해당 부분이 이번 수사 과정을 통해 무혐의로 최종 결론이 나게 됐다는 것. 여러 매체에서 정준영 사건을 보도하면서 다뤘던 '몰래카메라'라는 단어는 수사 과정 중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정준영 측은 "이 또한 고소인이 소를 취하하고 고소를 뒷받침할 만한 해당 영상이 없었으며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 잡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요약해보자면 이번 사태는 정준영과 전 여자친구 사이에서 벌어진 해프닝이었지만, 언론을 통해 연달아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성폭행, 그리고 몰카 스캔들로 둔갑되고 또 둔갑된 셈이다.
이로 인해 정준영은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tvN '집밥 백선생' 등 출연중이던 프로그램에서도 잠정 하차했고, 자신이 주축이 되는 밴드 '드럭 레스토랑' 활동도 일시 중단했다. 다 잃은 정준영에겐 자숙의 시간 만이 필요했다.
어찌됐든 최악의 스캔들 남녀 주인공이 된 정준영과 전 여자친구는 이번 일로 자신들의 미숙함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 정준영은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모든 상황의 계기를 제공한 것은 나다. 나만 떳떳하면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큰 화를 불러 일으켰다. 깊이 뉘우치고 있다. 대중 앞에 경솔한 모습을 보인 점, 지켜야 할 선을 넘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숙여 사과했고, 정준영 전 여자친구 역시 "의심은 내려두시고, 정준영을 믿어달라.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었던 문제를, 경찰서까지 가져가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고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너무 후회하고 있다. 어리고 미숙했던 내 잘못이다"고 글로나마 대중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두 남녀의 사랑싸움은 한 사람이 얼굴이 알려진 유명 연예인이기에 참혹했다. 정준영은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어찌 보면 필요 이상의 화살을 맞았으니 마녀사냥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자숙'을 선언한 정준영은 하루빨리 방송에 복귀해 다시 웃고 떠들 수 있을까. 무거운 짐 하나는 내려놓을 수 있게 된 정준영 측은 신중히 논의해본 뒤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