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부산엔 칼바람이 불었고, 일산은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지만 축제 열기가 예년만 못하다. 더욱이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인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해운대 백사장 비프빌리지가 파손되면서 대부분의 행사를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 영화팬들의 발길도 끊겼다.
2년 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 후 상영철회를 요구했던 부산시와 갈등을 빚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산삭감과 특별감사, 이용관 집행위원장 해촉, 영화계 보이콧 논란 등 2년째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도 스타는 사라졌고, 영화 출품을 포기한 영화인들도 많았다. 반면 지난 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tvN 개국 10주년 기념 ‘tvN10 어워즈 시상식’에는 100여 명이 훌쩍 넘는 배우, 예능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시상식에서나 볼 수 있었던 김혜수, 이성민, 조진웅, 이제훈, 차승원, 유해진 등의 스타들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닌 tvN10 어워즈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물론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스타는 있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설경구, 한효주에 오픈토크에 나선 이병헌, 손예진, 윤여정, 와타나베 켄 그리고 GV와 부일영화상 시상식, BIFF 야외무대인사에 참석한 정우성, 주지훈, 정만식, 김태리, 박소담 등이 그 주인공. 여기에 부산국제영화제 후반부엔 영화 ‘위플래쉬’ 주인공 마일즈 텔러와 영화 ‘오버 더 펜스’의 주인공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도 부산에서 영화팬들을 만날 예정.
하지만 국내 최고, 아니 아시아 최대 영화제란 자부심을 갖고 있던 부산국제영화제가 갖은 논란으로 스물 한 번째 축제를 썰렁하게 맞이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히려 같은 기간 열린 tvN10 어워즈가 더욱 성대하게 보인 것도 이 때문. 부산국제영화제 열기가 식어버린 데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영향도 있었다. 매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각종 행사를 열고 뜨거운 부산의 밤을 즐겼던 이들은 ‘란파라치’를 피해 몸을 사렸고, 배급사들도 라인업을 소개하고 축하무대 꾸미며 만찬을 즐겼던 ‘배급사의 밤’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특히 매년 해운대 호텔 클럽에서 인기 가수를 초대해 만남의 장으로 영화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CJ의 밤’ 행사는 부산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신 CJ는 일산에서 ‘tvN10 어워즈’를 개최하며 부산영화제에 쏠릴 수도 있었던 관심을 가져갔다. 영화인들이 tvN10 어워즈에 참석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불참했다고 해서 질타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잘못이 없다. 대신 부산국제영화제를 흔든 외부 논란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볼 시간이 필요할 뿐. 영화제 독립성 확보를 요구하며 피켓 퍼포먼스를 벌인 김의성의 용기 있는 행동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장식했을 때, 누군가는 이를 못마땅해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리라. 부산국제영화제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다시금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