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강동원은 이번에도 신인감독에게 흥행을 안길 수 있을까?
배우 강동원이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제작 바른손이앤에이)으로 또 다시 충무로 공략에 나선다. 이번엔 13살 소년에서 어느 날 갑자기 어른 이 된 소년을 연기하며 판타지 영화에 도전한 강동원이다.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에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엄태화 감독은 다양성영화 ‘잉투기’로 가능성을 인정 받은 신인이다. 배우 엄태구의 친형이기도 하다. ‘가려진 시간’은 엄태화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엄태화 감독은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그리고 누구나 탐내는 강동원이란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었을까? 엄태화 감독은 ‘가려진 시간’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가장 먼저 강동원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성민 캐릭터를 두고 “몸은 어른이지만 아이 같은 소년의 모습이 같이 담겨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엄태화 감독은 “강동원 배우의 전작을 보면, 서늘한 느낌도 있고 가끔은 서글퍼 보이기도 하고 풋풋한 소년 같은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도 있더라. 이런 모습들이 영화의 성민이라는 캐릭터에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점 일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나리오를 주고 실제로 만났을 때 그런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강동원은 왜 엄태화 감독을 택했을까? 강동원은 투자배급사와 제작사, 감독의 명성이나 함께 하는 배우의 면면이 아닌 시나리오를 작품 선택 기준 1순위로 꼽았다. 시나리오가 재밌으면 신인 감독이라도 상관없다는 것. 그리고 그 다음은 감독을 만나고 나서 드는 일종의 ‘확신’이라고 한다.
강동원은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면 그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인 감독임은 중요하지 않다. 시나리오가 제일 중요하다. 시나리오를 본 후 감독님을 뵙고 확신이 서면 바로 결정하는 스타일이다. ‘검사외전’ 촬영 중이었는데 엄태화 감독이 부산까지 내려와줬다. 사실 이 영화를 굉장히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는 상황이었다. 감사하게도 부산까지 와주셨고, 시나리오를 보고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고 작품을 선택하는 남다른 소신을 공개했다. 강동원과 신인감독의 조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동원은 지난 2010년 영화 ‘초능력자’로 김민석 감독과 작업을 한 적 있다. 김민석 감독은 ‘달콤한 인생’ ‘괴물’ 연출부를 거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조감독과 각본을 맡은 바 있다. ‘초능력자’는 김민석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었다. 강동원은 ‘초능력자’에서 초능력을 쓰는 악역으로 등장, 고수와 호흡을 맞췄다. 이에 ‘초능력자’는 한국에선 보기 힘든 초능력자를 주인공으로 한 독특한 소재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216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개봉한 ‘검은 사제들’에서는 신인 장재현 감독과 함께 한 강동원이다. 장재현 감독의 단편을 눈여겨본 강동원은 신인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손을 내밀었다. 이에 ‘검은 사제들’은 오컬트 장르 영화는 국내서 흥행이 힘들다는 불문율을 깨고 544만 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강동원표 사제복이 굉장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2월 개봉해 97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검사외전’은 이일형 감독의 데뷔작이다.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이일형 감독. ‘군도’ 인연으로 강동원은 ‘검사외전’에 출연했고, 꽃미남 사기꾼을 미친 연기력으로 소화해내며 전국을 강동원 열풍으로 들썩이게 했다. ‘검사외전’은 스토리 자체엔 허술함이 많고 클리셰 범벅이란 혹평을 받았지만, 오락영화로서의 자질은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 오락 포인트의 8할은 강동원이었다.
신인감독에겐 강동원이란 존재는 그야말로 구세주일 수밖에 없다.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강동원과 함께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품게 해주니 말이다. 그리고 덤으로 흥행까지 뒤따르니 좋지 아니한가.
특히 참신한 시나리오임에도 불구하고 신인이란 이유로 제대로 된 연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에게 강동원의 가세는 큰 힘이 된다고. 강동원 캐스팅만으로 지지부진하던 투자가 단번에 해결됐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과연 강동원과 신인감독의 막강 컬러버레이션은 이번에도 통할까? ‘가려진 시간’은 오는 11월16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