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무비]'가려진 시간'이 그리는 멈춰진 세계가 특별한 이유

입력 2016-11-22 17: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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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려진 시간' 포스터 / 쇼박스 제공
영화 '가려진 시간' 포스터 / 쇼박스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시간이 정지한다면 어떨까. 누구나 해봤을 이 보편적인 상상이 '가려진 시간'을 통해 가시화됐다. 그것도 꽤 근사하게.

지난 16일 개봉한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의 특별한 이야기다. 이들 사이에는 비밀이 있다. 바로 멈춰진 시간이다.

수린은 성민을 비롯한 친구들과 산속으로 모험을 떠났다가 혼자 살아돌아온다. 그리고 그는 며칠 뒤 자신이 성민이라 주장하는 남자(강동원)과 만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성민이 어른이 되기까지 머물렀던 세계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그것은 가려진 혹은 정지한 시간이다.

시간의 흐름이 멈췄다는 설정은 그간 여러 영화에서 시도됐다. 하지만 '가려진 시간'은 이를 외로움이 묻어나는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아닌, 아름답고 신비하게 그렸다. 관객들이 영상미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나 '가려진 시간' 속 멈춘 세계는 매우 역동적이다. 흩날리는 머리카락, 뛰어오르던 고양이, 누군가의 입속에 들어가려던 햄버거,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남녀 등 일상적으로 보던 모든 순간이 멈춰 섰다. 이는 동적인 상황을 많이 만들어서 멈춰있는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엄태화 감독은 이를 위해 80회차 중 약 20회차를 할애해 공을 들였다.

영화 '가려진 시간' 스틸 / 쇼박스 제공
영화 '가려진 시간' 스틸 / 쇼박스 제공

가장 애를 먹였던 건 바람이었다고. 특히 감정적으로 격한 순간에 바람이 도와주지 않아 고생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강동원은 "바람이 불면 NG가 났기 때문에 삭발을 한 캐릭터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움직이다가 갑자기 멈춰 선 사람들을 표현하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자연스럽게 정지한 것처럼 보여야 했기에 제작진은 숨은 그림 찾기하듯이 출연자들의 동작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또한 물건이 공중에 떠 있는 장면은 허공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후반부 CG 작업을 했다고. 이 신의 경우 배우들은 대부분 빈 공간에서 연기를 해야 했다.

판타지 영화의 매력은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는 것이다. 시간이 멈춘 공간을 그리기 위한 '가려진 시간'의 노력은 시각적으로 참신한 결과물로 이어졌다.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세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그림에 식상해진 관객들에게 인상 깊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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