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곽도원, 조우진은 청룡영화상으로 길었던 무명시절의 설움을 떨쳐낼 수 있을까.
제3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열리는 가운데,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격 그 자체인 이들이 있다. 바로 영화 ‘곡성’에서 생애 첫 주연을 맡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곽도원과 데뷔 17년 만에 영화 ‘내부자들’로 남자신인상에 당당히 노미네이트 된 조우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은 누가 받아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쟁쟁한 후보들로 가득하다. 그 중 눈에 띄는 이가 있으니 ‘곡성’ 곽도원이다. ‘곡성’으로 데뷔 14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곽도원은 압도적 열연으로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리고 흥행까지 거머쥐었다.
‘곡성’에 곽도원이 캐스팅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황해’를 함께 한 나홍진 감독은 곽도원의 연기에 반해 그를 주연으로 추천했지만, 투자배급사 이십세기폭스 측의 생각은 달랐다. 스크린 주연배우로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조연을 주로 맡았던 곽도원 대신 이름값 있는 흥행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우길 원했던 것. 하지만 나홍진 감독은 곽도원을 믿어줬고, 곽도원 또한 엄청난 부담감을 떠안고 ‘해보겠다’고 나섰다. 결국 곽도원은 나홍진 감독과 ‘곡성’의 신의 한수가 됐다.
기나긴 무명시절을 견디며 한때는 배우를 관두려 했었던 곽도원. 하지만 연기를 향한 열정은 꺾이지 않았고, ‘황해’(2010),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를 통해 얼굴을 연기파 신스틸러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에 ‘범죄와의 전쟁’으로 제33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곽도원이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그해 수상자는 ‘내 아내의 모든 것’ 류승룡이었다. 이어 ‘변호인’(2014)으로 1,000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쥔 곽도원은 제35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후보로 다시 도전했으나, ‘끝까지 간다’ 조진웅에게 밀렸다. 대신 그해 ‘변호인’으로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조연상과 제23회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제9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최고의 남자 조연배우상까지 3관왕을 거머쥐었다.
그런 곽도원이 이젠 생애 첫 남우주연상에 도전한다. 앞서 제25회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내부자들’ 이병헌에게 트로피를 내줘야 했던 곽도원이다. 그리고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 7수생 이병헌과 또다시 맞붙게 됐다. 여기에 ‘밀정’ 송강호, ‘아수라’ 정우성, ‘터널’ 하정우도 만만찮은 경쟁상대다. 물론 수상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14년 만에 남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오른 곽도원에겐 지금의 순간이 무척이나 감개무량할 터. 여기에 트로피까지 품에 안는다면 화룡점정이 아닐까. 무명의 설움을 이겨내고 인생역전을 이뤄낸 청룡의 후보는 또 있다.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맡아 정치깡패 안상구 이병헌에게도 밀리지 않는 압도적 존재감을 과시한 조우진이다. 이름마저 생소한 이 배우는 올해로 데뷔 17년차다. ‘내부자들’ 단 한 작품으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조우진은 무려 청룡영화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늦깎이 후보이기에 그 의미가 더 깊다.
‘내부자들’ 조상무 역을 위해 10kg을 찌우고 최종 오디션에는 정장까지 차려입고 갔다는 조우진. 기존 깡패와 달리 회사 업무를 처리하듯 나쁜 짓을 저지르고 빨리 퇴근하고 싶어 하는 그런 조직폭력배 조상무를 완성시킨 그다. 이에 이병헌 또한 그의 연기를 극찬하기도. 1999년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던 조우진의 인생 역전이다.
신인상은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이다. 때문에 후보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될 수밖에. 그런 가운데 데뷔 17년 만에 신인상 후보에 오른 조우진은 생애 첫 시상식 참석을 준비 중이다. 턱시도에 나비넥타이까지 준비했다고. 지난 17년간 바라보기만 했던, 남의 잔치일 거라 여겨졌던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게 된 것만으로도 감격이라는 조우진이 과연 신예 후보들 사이에서 ‘중고 신인’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한편 제37회 청룡영화상은 25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며 이날 오후 7시55분부터 SBS를 통해 생중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