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한 뚝배기 하실래예~"란 유행어로 친숙한 하일의 훈훈한 일상이 공개됐다. 방송에서는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애처가에 공처가다.
27일 오전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는 방송인 하일이 출연했다. 1990년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등장한 원조 외국인 방송인이다. 이날 그는 대중에게 익숙한 코믹한 모습부터 가족을 생각하는 자상한 가장의 면모까지 기분 좋은 이중생활을 보여줬다.
평소 하일은 아내와 함께 부부로 방송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한다. 이들이 티격태격하는 건 시청자에게 익숙한 구도다. 하지만 하일은 이를 "재미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일의 아내 역시 "남편은 보수적이다. 남들 앞에서는 스킨십 하는 것도 부끄러워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하일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아내를 위해 팬케이크와 오믈렛으로 아침상을 차리거나, 청소와 빨래를 도맡아 했다. 하일은 "모든 남자가 40대 중반이 되면 공처가가 돼야 한다. 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없다"라며, 가정의 평화를 위한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하일은 30년 전 한국에 왔을 때 자신이 기거하던 하숙집 딸이던 아내와 운명적인 사랑을 했다. 미국남자와 한국여자의 만남에 다들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하일과 아내는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야무지게 가정을 꾸려왔다.
하일은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큰 매력은 웃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의 웃음소리가 특이했다. 지금도 아내를 웃게 만들 때가 제일 좋다. 요즘은 예전보다 어려워진 것 같다"라며 여전한 애정을 과시했다. 아내는 "남편은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다. 괜히 내숭 떨고 허세 부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남편은 그런 것도 없고, 솔직하더라"며 자신이 느꼈던 매력을 설명했다.
영어보다 한국말이 익숙한 하일이지만, 고충도 있었다. 그는 30년째 한국에서 생활 중인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현실적 문제도 짚었다. 하일은 "아들이 한국학교를 1~2년 다니다가 놀림당하고 사기 당한 적이 있다"라며 씁쓸해했다. 이런 고민이 자신의 가족의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 하일은 외국인 학교를 만들어, 다른 이들의 한국 정착과 생활을 도왔다.
그간 방송에서 주로 보여준 코믹하고 친숙한 이미지와는 달리 하일은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밖에서는 수많은 외국인들의 멘토로 활약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남자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