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③]'미씽' 감독 "원빈은 멋있게 찍더니 엄지원-공효진은 왜?"

입력 2016-12-01 14: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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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희 감독/사진=이지숙 기자
이언희 감독/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왜 ‘미씽’ 이언희 감독과 엄지원 공효진은 반대에 맞서 싸워야만 했을까.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제작 다이스필름)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딸 다은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의 이름과 나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단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5일간의 추적을 그린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서 이언희 감독은 설득과 투쟁의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매일 아침 남편에게 울분을 토했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언희 감독은 “일하는 여자들이 외모를 가꾸면 직업적으로 프로페셔널하지 않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잘 꾸민 여성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이 있는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언희 감독/사진=이지숙 기자
이언희 감독/사진=이지숙 기자

“제작발표회에서 지선의 하이힐 신은 발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오래 서있으니까 발이 아파서 슬쩍 하이힐을 벗는 신이었다. 그런 건 여성에겐 당연하고 사소한 일인데, 정작 촬영을 하는 남성 스태프들은 왜 그러는지 모르더라.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아야하냐고 말이다. 당연한 걸 왜 설명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매번 그런 설명과 이해시키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뻔하게 책이나 영화에서 표현이 됐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돌아보니 결국 그런 여성의 사소함을 놓쳤구나 싶었다.” 이어 이언희 감독은 “콘티를 짤 때였다. 지선이 보모인 한매에게 선물을 하는 장면이었다. 친근함을 표현하는 걸 어떻게 보여줘야 하느냐가 중요했다. 친한 사람이라면 화장품 선물을 하려면 상대의 피부가 지성이냐 건성이냐 복합성이냐 하는 걸 체크하는데, 남성들은 그것도 모르더라. 한매와 지선은 서로 알고 있을 거라고 말했지만, 남자 스태프들은 ‘그런 것까지 알아야하냐’고 그러더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예 안중에 없는 자신의 세계가 아니잖나. 내 아이를 돌보는 사람인데. 그래, 남자들은 모를 수밖에 없긴 하다. 아무래도 여자 감독이니까 내가 더 잘 알겠지. 사실 기존의 영화에선 여성들이 서로 친하단 걸 보여주는 장치가 몇 개 있는데, 남자 감독들은 기껏 해봐야 상대가 생리 중인 걸 알고 있다는 걸로 표현하더라”고 웃음을 터트린 이언희 감독은 “사실 여성 입장에선 그런 것 말고 다른 지점을 설명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언희 감독은 여성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예쁘게만 나오는 조명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했다. 오히려 공효진이 “없는 팔자주름도 부각시키는 조명”이라고 애교 섞인 불만을 털어놨을 정도다.

이언희 감독은 “영화에선 주인공이 힘든 걸 강조해야 하고, 좀 더 자기를 돌보지 못하는 걸 보여줘야지 진정성이 보인다고 하더라. 왜 자기를 돌보지 않아야 진정성이 있는 걸까? 난 남자도 자기를 돌보는 사람이 좋거든요. 만났을 때 지저분한 거 싫잖나. 그런 걸로 진정성의 여부를 판단한다는 게 거슬렸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아이가 사라진 후 지선이 옷을 못 갈아입고 더러워지는 건 당연한 거다. 현실적으로 표현하려다 보니 나중엔 지선이 바빠서 뿌리염색을 못한 것도 표현해야하지 않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물론 나 또한 배우는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들어 보이는 것과 매력적인 건 다른 지점이다. 사실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혼자 머리 깎는 걸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웃기지 않나. 탑조명 설치해놓고 저게 뭐지 싶은데, 영화적으로는 힘이 있는 거지. 그런데 그런 지점이 여성 캐릭터에 있어서는 다른 문제로 작용하더라. ‘미씽’ 스태프와 ‘아저씨’가 같은 스태프였다. 그래서 ‘원빈은 그렇게 멋있게 찍어놓고, 엄지원 공효진은 왜 이렇게 찍고 싶은데?’라고 계속 말했었다.(웃음) 물론 ‘아저씨’와 ‘미씽’은 다른 장르이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의 차이가 싫었다.”

한편 ‘미씽: 사라진 여자’는 지난달 30일 개봉해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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