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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판도라' 김남길은 왜 비련의 주인공에서 벗어났을까

입력 2016-12-09 11: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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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도라' 김남길 스틸/NEW 제공
영화 '판도라' 김남길 스틸/NEW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남길은 왜 비련한 이미지를 벗어 던졌을까.

배우 김남길이 달라졌다. 피를 흘리며 마지막까지 덕만에게 다가가던 ‘선덕여왕’ 비담, 살인자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 정재곤으로 분한 ‘무뢰한’ 등 숱한 인생캐릭터를 남겼던 김남길이다.

하지만 최근 그의 필모그래피엔 비련의 주인공만 있는 게 아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하며 코미디에 사투리 연기까지. 김남길은 변화가 참으로 반갑다. 특히 실제 김남길과 싱크로율 200%를 자랑하는 캐릭터의 등장에 관객은 열광하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엔터테인먼트)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남길은 155억 원의 총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판도라’에서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아버지와 형을 잃은 트라우마를 지닌 재혁을 연기했다. 아버지의 보상금을 말아먹고 어머니, 형수, 조카와 지내면서 원자력발전소 직원으로 등 떠밀려 일하는 인물이다. 한없이 능청스러운 경상도 사투리에 꾸밈없는 외모까지. 그동안 봐왔던 김남길과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다. 배우는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독보적 이미지를 갖기 위해 애쓴다. 악역 전문, 감초 전문, 코믹 전문 배우 등의 수식어 하나만 있어도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를 펼쳐 보일 수 있기 때문. 굳이 분류해 나누자면, 김남길은 비련의 남자 주인공 쪽에 가까웠다. 본인도 인정한 인생캐릭터 ‘비담’의 여파는 그렇게나 컸다.

허나 이제는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남길은 최근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내 연기를 보면 여운이 많이 남았으면 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도시적이고 나쁜 남자, 슬픈 사연을 가진 이미지를 부각시킨 이유가 있다. 그 배우를 떠올리면 잘할 수 있는 연기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첸과 양조위를 롤모델로 삼았는데 그러다보니 슬프고 아픈 이미지더라”고 말했다.

“물론 위험요소도 있다”고 경계한 김남길은 “나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어서 최근엔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연기이긴 하지만, 나와 비슷한 싱크로율을 보이는 캐릭터가 ‘해적’이다”고 밝혔다. 김남길은 “‘해적’ 출연을 결정짓자 주변 사람들은 원래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다고 했지만, 관객들은 어색해할 수도 있다. ‘판도라’도 마찬가지다. 관객이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면서도 “‘판도라’ 재혁은 현재 내 모습과 닮아 있다. 난 투덜거리는 걸 좋아하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막내 이미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남길은 “실제론 누나가 많은 막내 아니냐고 묻는데, 사실 장남이다. 그래서 ‘판도라’의 막내 재혁을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했다. 그때 박정우 감독이 ‘그냥 네 모습을 보여줘’라고 하더라”면서 “실제론 내가 츤데레라고 해야 하나. 앞에선 안 한다고 하는데, 뒤돌아선 다 한다. 하하. 합리적인 이야기여도 안 할 것 같이 궁시렁 대지만 말이다. 재혁은 경상도 남자잖나. 막내이지만, 츤데레 느낌이 많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남길은 자신의 현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0대엔 매번 다른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는 김남길은 “‘해적’ 때 코믹 연기를 시도했고, ‘무뢰한’에선 힘을 빼는 연기를 시도했다. ‘판도라’는 ‘해적’과 ‘무뢰한’ 중간에 있다고 본다. 장르에 맞춰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도라’를 통해 필모그래피에서 한걸음을 내딛었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작품 한 두개로 완성되진 않으니까”라며 또 다른 도전을 암시한 김남길이었다. 과연 김남길이 보여줄 연기세계는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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