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무한도전’의 시즌제,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MBC ‘무한도전’을 이끌고 있는 김태호 PD가 장수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고충을 토로했다. 김 PD는 13일 자신의 SNS 계정에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 택시 할증시간 끝날 쯤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기간과 두 달의 준비기간을 줬으면 좋겠다. (산타)할아버지”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에라모르겠다 #방송국놈들아 #우리도살자 #이러다뭔일나겠다”는 해시태그를 달아 지친 마음을 표현했다.
‘무한도전’은 올해로 11년째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10년 넘는 기간 동안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고충이 있었을지 짐작이 가능하며, 특히 정해진 포맷이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특성상 매주 다른 아이템을 기획해야 하니 그 부담감도 엄청났을 것이다. 또한, ‘국민 예능’이라는 영광과 부담을 동시에 안기는 수식어를 얻으며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했다. 매주 시청자들에게 70여 분 분량의 한 회를 선보이기 위해 일주일의 시간을 다 투자해도 부족했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10년 넘게 방송해오며 MBC 파업으로 결방됐던 시기를 제외하곤 휴식기 없이 달려왔다. 장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면 정해둔 촬영 날짜가 무의미하게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수시로 시간을 내야 한다. 최근 특집만 보더라도 ‘2016 무한상사’ 촬영을 소화하며 엑소와의 합동 공연 무대를 준비했고, 이를 마치자마자 러시아로 출국해 ‘우주 특집’을 촬영했다. 어마어마한 일정이다. 때문에 김 PD는 꾸준히 ‘휴식기’와 ‘시즌제’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즌제가 제대로 시행된 적은 아직 없다. 방송국 입장에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계속 방영하는 것이 시청 층을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이기에 시즌제를 도입하기 쉽지 않다. 결국 예능 프로그램은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종영 수순을 밟는 것 외에는 특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과거 김 PD는 ‘무한도전’을 TV라는 플랫폼에서 벗어나 극장에서도 상영하는 방안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질 좋은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기꺼이 유료로 관람하는 관객들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 그러나 이 역시 ‘시즌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에 비해 편성이 유동적이고 자유로운 케이블의 경우, 최근 몇 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을 정착시켰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tvN의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 나영석 PD가 이끄는 이 두 시리즈 모두 시즌제로 일정한 휴식기를 가지며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데 성공했다.
‘무한도전’의 수장 김태호 PD가 다시 한 번 휴식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의 환경에서 분명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10주년을 지나 15주년, 20주년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분명 해결하고 가야 할 문제다. 예능 프로그램 트렌드를 선도해온 ‘무한도전’이 과연 시즌제 혹은 휴식기 도입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