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안투라지’는 왜 참패했나.
지난 24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는 제작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미국에서 8시즌까지 방영된 인기드라마 ‘안투라지’ 국내 최초 리메이크 버전이다. ‘시그널’ 조진웅, ‘치즈인더트랩’ 서강준 ‘동주’ 박정민 ‘응답하라1988’ 이동휘 그리고 연기는 물론 예능에서 맹활약 중인 이광수까지. 최근 작품에서 큰 활약을 보여줬던 배우들이 뭉쳤다. 끝이 아니다. ‘안투라지’는 연예계 이야기를 다루는 극의 힘을 더하기 위해 하정우, 박찬욱 감독, 이준익 감동 등 67명 카메오 등장을 예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tvN 하반기 ‘야심작’이라고 꼽히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안투라지’는 차세대 톱스타 영빈(서강준 분)과 그의 친구인 호진(박정민 분), 거북(이동휘 분), 준(이광수 분) 그리고 영빈이 소속된 매니진먼트사 대표 김은갑(조진웅 분)의 모습을 통해 화려한 연예계 일상과 이면을 그린다.
원작 ‘안투라지’는 노골적인 성 묘사와 음담패설, 욕설 등 자극적인 내용을 담아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안투라지’ 측은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 우리나라의 정서를 고려해 ‘한국판 안투라지’를 완성했다고 자신했지만 지나치게 노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때문에 시작부터 “사전제작이라 조기종영도 못하는데” “폭망”이라는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시청률 역시 기대 이하였다. ‘안투라지’는 첫회 시청률 2.3%(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을 보이며 선전했지만, 2회 1.2%로 반 토막이 나버렸다. 4회에서는 시청률 1% 벽을 지켜내지 못했다. 최저 시청률은 0.6%(6회)이다. 마찬가지로 tvN이 미국 인기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굿와이프’가 6%대 시청률을 거뒀던 것과 비료하면 더 초라한 성적이다.
그렇다면 ‘안투라지’는 왜 ‘굿와이프’가 되지 못했을까. 어정쩡한 수위와 원작 따라 하기로 남녀 드라마팬 모두의 마음 모두 잡지 못했다. ‘안투라지’에는 특정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수위 높은 대사들이 등장한다. 대사는 야하고 자극적이지만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때문에 남성층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여성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표현했다. 오히려 10세 관람가를 제작하거나 반대로 국내 정서를 반영해 다양한 시청층이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풍자를 다루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따랐다.
16회에 거쳐 풀어낸 이야기가 너무 단조롭다는 점도 아쉽다. ‘안투라지’는 원작에서 8시즌에 거쳐 이야기한 내용을 16회에 압축했다. 큰 줄기는 차세대 톱스타 반열에 오른 차영빈이 차기작을 선정하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영빈과 그 주변 친구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지만, 너무나 뻔한 예상이 가능한 설정이다. 상황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원작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됐다. 차영빈은 주변 사람들의 진심도 모르고 삐지고, 사랑 때문에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그려졌다. 차준은 과하게 지질한 인물로 그려져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겼다.
방송사가 만드는 연예계 이면을 다루는 드라마이기에 연예계 실상을 제대로 보여줄 줄 알았으나 그마저도 아니었다. '안투라지’에는 영빈과 그의 친구들이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든가 어울려 다니면서 스타 대접을 받는 장면이 담긴다. 이때 하정우, 박찬욱 감독 등 실제 스타들을 투입해 리얼리티를 더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는 공감과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다. 영빈과 친구들의 모습은 한국 연예계가 아닌 할리우드 스타들의 삶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공감을 사지 못하고, 현실성이 떨어진다 여겨지다 보니 중심으로 풀어낸 '캐스팅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까지 힘을 잃었다. 어설프게 더해진 멜로도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기기에 부족했다. 100% 사전제작으로 완성돼 시청자들의 반응을 반영할 길도 없었다.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은 해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다는 점은 작품의 다양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시도다. 그러나 ‘안투라지’는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는 사실 외에 방영될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비나 준비가 부족했다. ‘기대작’에서 ‘참패작’으로 남은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