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한국영화 몸집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00억 원대의 제작비는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제작비가 늘어난 만큼 손익분기점도 높아졌다. 아예 1,000만 돌파를 노리고 기획 제작 단계부터 물량을 쏟아 붓는 영화도 많아졌다. 이러다 손익분기점이 1,000만 명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영화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됐고, 한국영화 허리는 실종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총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대작 영화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2016년 유일한 1,000만 영화 ‘부산행’은 순제작비 85억 원, 총제작비 115억 원으로 1,156만 명을 동원하며 931억58,67만3,048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부산행’ 투자배급사 NEW는 영화 ‘오빠생각’에 100억 원을 투입했으나 106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매출액은 약 80억 원. 총제작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지난 12월7일 개봉해 상영 중인 ‘판도라’는 155억 원의 총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손익분기점인 450만 명까지 아직 10만 여명이 부족한 상태다.
앞서 NEW는 170억 원이 투입된 ‘대호’ 또한 176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참패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NEW는 가장 적은 제작비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1,000만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순제작비 35억 원, 총제작비 58억 원으로 1,281만 명을 동원해 역대 흥행 7위에 랭크되며 914억 원을 벌어들였다. 제작비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 영화만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깬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흥행 순위를 살펴보면, 4위 ‘밀정’(750만 명) 140억 원, 5위 ‘터널’(712만 명) 110억 원, 6위 ‘인천상륙작전’(704만 명) 150억 원, 9위 ‘덕혜옹주’(559만 명) 110억 원, 12위 ‘아가씨’(428만 명) 150억 원 순이었다. 대부분의 흥행작이 100억 원이 넘는 총제작비가 투입된 것. 때문에 흥행을 위해선 제작비는 물론이고 제작비 절반에 육박하는 홍보비용까지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흥행 순위를 봐도 각각 180억 원의 총제작비가 소요된 ‘명량’(1,761만 명), ‘국제시장’(1,425만 명)이 1, 2위를 지키고 있다. 3위 ‘베테랑’(1,341만 명)은 순제작비 60억 원에 총제작비 90억 원, 4위 ‘괴물’은 순제작비 110억 원에 총제작비 150억 원, 7위 ‘암살’(1,270만 명)은 순제작비 180억 원에 총제작비 210억 원이 투입됐다.
한국영화 최초 1,000만 돌파 기록을 세운 ‘실미도’는 순제작비 82억 원에 총제작비 110억 원이었다. 뒤이어 ‘천만영화’ 대열에 합류한 ‘태극기 휘날리며’는 총제작비 190억 원 규모였다. 하지만 모든 100억 대작이 성공하는 것은 아닌 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R2B : 리턴 투 베이스’는 120억 원의 총제작비로 120만 명을 끌어 모으며 참패했다. ‘마이웨이’ 또한 순제작비 280억 원에 총제작비 350억 원을 들였으나 214만 명을 동원하며 매출액 159억 원이란 초라한 성적을 냈다. 300억 원의 총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미스터 고’ 또한 132만 명의 누적관객수로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에겐 뼈 아픈 기억으로 남았을 터.
이렇듯 100억 원대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는 것 알지만, 올해도 제작비 100억 원을 훌쩍 넘는 대작 영화들이 관객을 만난다. 커진 몸집만큼,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여름 성수기에 개봉해 제작비만큼이나 높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CJ엔터테인먼트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를 내놓는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이 주연을 맡아 벌써부터 기대가 높다. 지난해 12월 촬영을 마쳤으며 200억 원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각각 150억 원이 투입되는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1편을 올해 여름 먼저 개봉한다. 2편은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이다. 하정우, 차태현, 이정재, 김하늘, 마동석, 도경수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