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신화의 저력, 결국 음악과 무대에 있었다.
신화가 컴백했다. 멤버 교체 없이 맞은 데뷔 19주년, 지금까지 발매한 정규앨범만 13장. 국내에서 다른 어떤 그룹도 이루지 못한 그 기록을 신화가 세우고 있다. 그래서 이들 앞에는 ‘최장수 아이돌’, ‘레전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 수식어, 그저 오래 활동했기에 붙은 것일까.
신화는 2일 0시 정규 13집 앨범 ‘13TH UNCHANGING - TOUCH’ 전곡 음원을 공개했다. 정규 13집 파트1 수록곡까지 포함해 총 10곡으로 구성됐으며, 타이틀곡은 2번 트랙 ‘터치’(Touch)다.
‘터치’는 최근 가장 트렌디한 음악 중 하나로 꼽히는 ‘퓨처베이스’의 곡이다. 국내 가요 메이저씬에서는 신화가 앨범 타이틀곡으로 최초 시도한 음악 스타일이다. 리더 에릭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퓨처베이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퓨처베이스는 정확한 장르라기 보단 파생된 용어인데, 클럽의 EDM에서 나오는 소리의 질감을 EDM이 아니라 힙합 음악에 접목을 하면서, ‘EDM적인 사운드를 가진 힙합’을 처음에 퓨처베이스라고 불렀다. 그렇다고 해서 EDM 사운드를 가진 힙합만이 퓨처베이스는 아니고, 그런 소리의 질감을 가진 여러 장르들을 퓨처베이스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힙합이 퓨처베이스다보니까 힙합에 접목된 스타일이 익숙하다. 사실 ‘터치’는 힙합이라기보다 알앤비(R&B) 쪽에 가깝다”라고. ‘터치’는 20여년 음악을 해온 신화에게도 신선한 시도였던 것이다.
이처럼 신화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보여줬다. 11집 타이틀곡 ‘디스 러브’(This Love) 활동 때는 아이돌 그룹 최초로 ‘보깅 댄스’를 안무에 접목시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보깅 댄스’는 ‘보그 댄스’의 팝스타 마돈나를 연상케 하는 안무로, ‘보깅’은 동선이 짜인 틀 안에서 모델처럼 포즈를 잡고 동작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아이돌 그룹들이 멤버들이 한 몸이 된 듯 움직이는 ‘칼군무’를 선보일 때 신화는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무대를 만들었고, ‘디스 러브’는 신화에게 음악방송 1위 트로피 8개를 안겨줬다(이후 신화는 12집 타이틀곡 ‘표적’으로 10관왕을 달성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정규 12집 수록곡인 ‘올라잇’(Alright) 무대에서는 ‘와일드 아이즈’(Wild Eyes) 이후 신화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의자 춤’을 2016년 버전으로 선보이며 농익은 섹시미를 발산했다. ‘와일드 아이즈’ 때의 의자 춤이 파워풀하고 패기를 담고 있었다면, ‘올라잇’ 때의 의자 춤은 성숙한 섹시미를 뽐냈다. ‘신화표 의자 춤’의 변화는 신화의 음악과 무대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이미 닦아둔 안정된 기반 위에 익숙하고 기존에 잘해오고 있던 무대를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화는 안주 대신 새로운 시도를 택했다. ‘터치’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설명되는 신화의 이전 무대들과 결을 달리 한다. 가사는 아픈 이별 감성을 담고 있고, 후렴구에서는 과감하게 보컬을 생략하고 반주만 흐르는 독특한 구조다. 신화가 그동안 보여줬던 타이틀곡이 가지고 있던 어떤 틀을 완전히 깼다. 곡 분위기와 어울리게 ‘2016 MBC 가요대제전’을 통해 공개된 안무는 절제되고 세련된 섹시함을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후반부 이민우의 화려한 독무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민우는 인터뷰를 통해 “매번 했던 걸 계속 보여주는 게 아니지 않나. 신화도 18년, 19년을 하면서 새로운 걸 보여드리려고 고민을 안 하는 게 아니다. 같이 고민도 많이 하고 회의를 통해서 의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저희가 모니터링하면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고, 신화 색깔은 이런 색깔이 참 잘 어울리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게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열심히 했던 것 같다”는 말에서는 이들이 매번 어떤 노력으로 앨범과 무대를 준비하는지 짐작케 했다.
계속해서 시도하고 변화한다. 다른 이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으나, 그 안에 스스로 갇히지는 않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음악이 쏟아져나오는 가요계에서 신화의 음악이 아직도 통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