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여교사’ 김하늘이 유인영, 이원근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 김하늘은 최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제작 외유내강) 김태용 감독, 유인영, 이원근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과 자신이 눈 여겨 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를 빼앗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교사’ 효주 역은 처음 시나리오보다는 김하늘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이는 여자인 김하늘이 실제 효주를 더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베드신 또한 시나리오에서 드러난 파격적 수위와는 달리, 김하늘이 캐스팅되면서 수위를 낮췄다. 이 또한 김하늘의 생각이었다.
이에 김하늘은 “김태용 감독과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고 효주를 내게 던지고 맡겼다. 김태용 감독 본인은 여자가 아니고 배우가 아니니, 내게 어떻게 효주를 생각하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효주와 여자인 나의 감정은 이렇다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내가 원하는 대로 하라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하늘은 “현장에선 의견을 계속 낼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면 시나리오에서 삭제된 부분인데, 체육관에서 효주가 재하의 교복이 있는 걸 보고 냄새를 맡는 신이 있었다. 아까 이야기한 방향이라면 이해가 안 가는 거지. 재하에게 사심이 있는 게 아니라 선생으로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서 소용돌이에 휘말린 건데, 김태용 감독은 감정을 빨리 끌어올리더라. 난 이해가 안 갔고, 감독님에게도 명확하게 이야기를 했다. 강하게 어필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래서 조금, 효주가 재하에게 편하게 빠질 수 있게 템포를 조절했다”고 의견충돌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베드신에 있어서도 김하늘은 신중하게 임했다. 어려운 신이기도 했고 말이다. 김하늘은 “앵글을 알아야 하잖나. 그 안에서 어디가 포인트인지 알아야 맞춰서 연기를 하잖나. 카메라 앵글 안에서 어떻게 보여지는 지가 중요하다. 감정몰입이 얼마나 됐는지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그런 것도 다 상의했고, 리액션도 상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하늘은 “‘여교사’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되게 많았다. 마지막 클로즈업에서 모멸감과 수치심이 화면에 다 표현됐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엔 효주가 정신이 살짝 나가 있었잖나. 그러니까 그랬겠지. 제정신이 아닌 상태서 재하를 만나고 그가 덮치는 상황이었다. 효주가 재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신이 살짝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모멸감과 수치심, 지금까지의 자신이 모두 하나씩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그때 그 감정연기가 복합적이었다. 되게 오래 찍었다. 눈물이 너무 나는데, 울 때 입을 벌리고 울잖나. 그런데 그걸 감추고 있어야 해서 입을 다물고 울었다. 감정적으로 정말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한 번 더 찍고 싶었는데 여건이 그렇질 못했다. 개인적으론 앵글이 아쉬웠다”고 말하기도.
김하늘의 연기욕심은 끝이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김하늘은 “오히려 엔딩신은 고민 안했다. 이미 후반에 찍어서 감정이 효주가 돼있었다. 그걸 준비하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하는 느낌이었다. 내 기억엔 8번 정도 촬영했는데 첫 번째 테이크를 썼다고 하더라. 난 감정신 같은 경우 첫테이크가 되게 좋다. 그 컷도 김태용 감독이 시선을 빨리 돌렸으면 좋겠다든지, 조금 먹고 돌렸으면 좋겠다고 주문이 계속 있었다. 그렇게 찍다 보니 감정이 아니라 연기가 돼버린 거다. 그 신 자체는 심플하게 효주 감정 안에서 찍은 게 정답이었다”고 여운을 남긴 엔딩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인영은 앞서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김하늘과 일부러 친해지려 하지 않고 거리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극중 대립하는 두 사람의 연기를 위해서였다고. 이에 김하늘은 “연기할 때만 그런 감정을 갖는 거니까. 유인영 같은 경우 너무 혜영 같았다”고 칭찬하며 “상대 배우가 연기를 잘해줄 때 예쁘고, 연기를 조금 못했을 때 예쁘지 않은 것 같다. 항상 배우들과 연기를 하잖나. 유인영을 되게 맑게 봤다. 유인영은 기존에 드라마에서 악역을 많이 해서 새침하고 그럴 것 같았는데 실제론 혜영 같았다. 순수하고 맑고 수줍고. 그런 느낌이 들어서 혜영과 비슷하단 생각이었다.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유인영을 예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김하늘은 “유인영의 인터뷰를 보니 일부러 내게 거리감을 뒀다고 하더라. 나도 이원근에게도 그렇고 내가 선배니까 조금 더 챙겨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후회되긴 한다. 나름대로 하긴 했는데, 내가 연기에 몰입하다보면 주변을 잘 안 본다. 대신 로맨틱한 연기를 하면 주변을 잘 본다. 굉장히 친해지는 편이다. 그런데 약간 책임을 갖고 ‘여교사’ 효주 같은 연기를 하면 주변이 안 보인다. 본인들을 돌보지 않아서 내게 서운했을 수도 있다. 현장과 캐릭터에 집중해야 해서 말이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하늘은 “회식 때도 시나리오를 가져갔다. 회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나리오가 아직 이해가 안 돼서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쩌냐고 말이다. 우리가 지금 술 먹을 때가 아니라고 그러면서. 하하. 그 정도로 내가 조금 연기적 욕심이나 작품에 대한 욕심이 큰 구석이 있다. 다만 내가 조금 더 후배들을 챙겼어야 하는데 하는 느낌은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교사’는 국내 최연소 칸영화제 입성과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거인' 김태용 감독 차기작으로 '베테랑' '베를린' 외유내강이 제작을 맡았다. 4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