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요즘 가장 인기가 많다는 두 편의 드라마 '도깨비'와 '푸른 바다의 전설'.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들의 주인공들은 모두 인간이 아니다. 도깨비와 저승사자로 불리는 신(神), 그리고 인어라는 물고기와 인간의 경계에 있는 생명체가 드라마를 이끌어가고 있다. 어찌 보면 황당한 소재, 캐릭터지만 역시 김은숙 박지은이었다. 스타 작가 김은숙과 박지은은 나란히 인어와 도깨비, 저승사자를 브라운관으로 끌어들였고, 시청자들까지 TV 앞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 11회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14.973% 시청률을 기록,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또 SBS 수목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연출 진혁)은 지난 5일 방송된 15회분이 자체최고시청률 18.3%를 나타내는 기염을 토했다.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막론하고 인간이 아닌 주인공들이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는 것. 먼저 '도깨비'는 명실상부한 ‘로코 대가’ 김은숙 작가와 ‘히트작 메이커’ 이응복 감독이 KBS 2TV ‘태양의 후예’ 이후 또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神비로운 낭만설화다.
도깨비와 저승사자라니, 아무리 판타지의 여왕 김은숙 작가라 한들 이들이 그려나갈 판타지가 통할 수 있을지 걱정했던 이들은 섹시한 도깨비 공유, 저승사자 이동욱을 보는 순간 바로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공유는 불멸의 시간을 살고 있는 신비롭고 슬픈 도깨비 김신 역을, 이동욱은 섹시하면서도 잘 생긴 댄디하면서도 세련된 ‘패피’ 저승사자 역을 맡아 여심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상황. 그간 시청자들이 상상했던 도깨비, 저승사자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깨부순 두 사람은 변신을 위해 대본을 꼼꼼하게 분석하는 것은 물론, 세세한 의상과 소품까지 신경을 쓰며 심혈을 기울이며 지금껏 어디서도 만나보지 못한 전무후무 도깨비, 저승사자를 만들어냈다는 후문. 이와 함께 이들의 전무후무한 ‘판타지 브로맨스’ 역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공유는 과거 탁월한 능력을 가졌던 무신(武神) 김신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부터 도깨비 신부 김고은을 향한 도도하면서도 서툴고 귀여운 애정 표현, 저승사자 이동욱과 도깨비 가신 육성재에게 쏟아내는 유머러스한 모습까지 변화무쌍한 도깨비 김신의 면모를 탄탄한 내공 연기로 뿜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유는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때로는 로맨틱하게, 때로는 속 시원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고 코믹하게 ‘도깨비 표 화법’을 구사, 안방극장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그런가하면 '푸른 바다의 전설'은 멸종 직전인 지구상 마지막 인어 심청(전지현 분)이 도시의 천재 사기꾼 준재(이민호 분)을 만나 육지생활에 적응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을 그리는 판타지 로맨스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인연의 이야기를 그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방송에 앞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외계인을 브라운관에 상륙시켜 국내외 신드롬을 일으킨 진혁PD, 박지은 작가가 또 한번 인간이 아닌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많은 궁금증을 증폭시킨 바 있다. 역시 진혁PD, 박지은 작가 콤비였다. 이들이 만들어 낸 인어와 인간의 사랑 이야기는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초반부터 인어 심청의 험난한 육지생활과 함께 그녀가 본격적으로 인간 세상에 발을 내딛는 모습을 그려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현재 드라마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인간 허준재와 사랑에 빠진 심청은 그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인간 사회에 동화돼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육지 음식도 먹어보고 생일파티도 하는 등 보통 사람들처럼 먹고 자고 입고 있다. 이제 '인어'라는 이방인 심청이 육지에서 꿈꾸는 것은 허준재와의 평범한 일상뿐. 허준재 역시 뭍에서 물에 닿으면 위험한 심청을 위해 비 오는 날 장화를 신겨주고 우산을 씌워주는 등 그녀의 인간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 제작진은 동화에서 봤을 뿐 드라마 세계에선 다소 생소한 인어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방송에 앞서 진혁PD는 "사실 우리도 세상을 다르게 보기 어렵지 않나. 인어를 통해 낯선 시각과 함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박지은 작가와 오랜 시간 상의한 결과, 겨울에 따뜻하면서도 슬픈 사랑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지현에게 인간 다리를 부여하는 등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추가하게 됐다. 인어의 모습에 대해 여러 번 고민했다. 시청자 분들이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비현실적 러브스토리는 각고의 노력 끝에 시청자들의 흥미와 설렘을 유발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에 일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