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황보라 "왕뚜껑 소녀 꼬리표? 그마저도 감사해요"

입력 2017-01-12 10: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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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보라/사진=이지숙 기자
배우 황보라/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왕뚜껑 소녀 황보라가 아닌 배우 황보라가 속내를 털어놨다.

배우 황보라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소시민'(감독 김병준/제작 영화사 새삶) 연기 슬럼프를 겪었던 뒷이야기를 전했다. 여기에 컵라면 CF에 출연하며 얻은 ‘왕뚜껑 소녀’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소시민'은 지극히 평범하지만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우리 시대 소시민의 초상인 구재필(한성천)이 뜻하지 않은 사건이 휘말리며 좌충우돌 겪게 되는 생애 가장 힘든 출근기를 그린 서민 드라마다.

당시 작품활동을 쉬고 있었던 황보라는 ‘소시민’ 시나리오를 접하고 부산까지 김병준 감독을 찾아가 자신을 캐스팅 해달라고 부탁했다. 평범한 역할에 대한 욕심 그리고 연기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결국 캐스팅이 확정되던 순간 황보라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동안 연기 슬럼프를 겪었다는 황보라는 “이만큼 힘들었던 작품은 없었다. 연기적인,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우선일 수도 있는데 그동안 나 혼자 연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것만 연습했다. 앙상블이란 걸 잘 몰랐다. 드라마에서도 나 혼자 돋보이는 캐릭터적인 연기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황보라는 “사실 ‘소시민’으로 연기변신을 해야지 싶었다. 그런데 평범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만 있었던 거다. 할 수 있다고 그랬는데 막상 한성천과 연기를 하는데 상대 배우에게 리액션을 주지 않고 혼자 연기를 하고 있는 날 발견했다. 이번 영화 ‘소시민’을 통해서 연기를 잘하는 방법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과 상대와 호흡하는 방식을 배웠다.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게 진짜 연기구나 느꼈다. 가장 기본을 몰랐던 거지”라고 과거의 자신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내렸다.

배우 황보라/사진=이지숙 기자
배우 황보라/사진=이지숙 기자

황보라는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직업인데, 내가 스스로 인간을 사랑하지 않았으니, 겉핥기 식으로 캐릭터 연기만 하고 있더라. ‘소시민’ 이후 그 문제가 해결되니, 어떤 현장을 가도 어떤 사람을 만나도 두렵지가 않았다. 여유가 생겼다. 사람을 만날 때도 그렇고 지금은 되게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에서도 연령대가 차이 나는 선생님들이 계신데, 오히려 엄마 같이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쭈뼛쭈뼛 잘 못 다가갔을 텐데 요즘은 그런 것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전보다 성숙해진 황보라에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이에 황보라는 “‘불어라 미풍아’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배우 선배들을 보면서 많이 느켰다. 수십 년 내공을 갖고 연기를 하는데, 수십 작품을 했음에도 매 작품마다 정말 최선을 다하더라. 한 사람 한 사람 배려하는 건 물론이고 말이다”며 “나 또한 매 작품마다 연기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늙어죽을 때까지 배우로, 연기하고 싶다. 최고의 배우보다는, 평생 연기하는 배우. 오랫동안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황보라는 “요즘은 연기에 대한 재미를 계속 느끼고 있다. 사실 상을 타면 느낌이 확 올 텐데 그것도 순간이다. 상에 맛을 들이고 빠져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맛이구나!’ 하면서 최고 정점을 찍으려고 하면 아무것도 안 되더라. 내 위치를 정확하게 보는 게 중요하다. 남들이 보는 내 위치도 정확하게 봐야지. 내가 지금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면 관객이 보고 판단하지 않을까? 상이나 인기를 좇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연기의 맛을 볼 날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올해는 상도 타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낸 황보라였다.

끝으로 황보라는 “내겐 매 작품이 연기 인생 터닝 포인트일 것이다. 그게 제일 좋지 않을까? 초심으로 돌아가야지. 난 아직 인생작도 안 나왔잖나. 한번 만나보는 게 소원이다. 올해는 만날 수 있으려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왕뚜껑 소녀’ 꼬리표에 대해서도 “그마저도 감사하다. 그거라도 기억해줘서. 이제 와서는 그것도 기억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왕뚜껑 소녀 꼬리표라도 있는 게 어딘가 싶다”며 “대신 앞으론 ‘왕뚜껑 소녀’ 황보라보다는 배우 황보라로 남고 싶다. 이병헌 하면 그냥 이병헌이잖나.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것처럼. 나 또한 배우가 되는 그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는 황보라였다.

한편 한성천, 황보라, 김상균, 홍이주, 이설구, 호효훈 등이 출연하는 ‘소시민’은 12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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