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더 킹’은 왜 청소년관람불가가 아닌 15세관람가로 수위를 조절했을까.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이 18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내부자들’에 이어 권력의 민낯을 제대로 저격한 영화로 호평 받고 있는 ‘더 킹’은 시국과 맞물려 문제작 아닌 문제작이 됐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더 킹’이 ‘내부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권력을 손에 쥔 악인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노출신이나 잔인한 장면을 줄여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아닌 15세관람가로 적정 수위를 맞췄다는 점이다.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이를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었건만 ‘더 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재림 감독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사실 ‘내부자들’처럼 자극적인 장면이나 내용을, 더 센 내용을 기대하는 관객에겐 ‘더 킹’이 어떻게 보일지 걱정되기도 한다. ‘더 킹’은 자극적으로 내용을 푼 건 아니기 때문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재림 감독은 “수위 조절이 굉장히 중요했다. 주인공인 박태수 검사가 처음 한강식을 만나러 가는 곳이 지하의 룸살롱이냐 아니면 맨 꼭대기에 있는 펜트하우스냐 문제부터 시작했다. 기존 한국영화처럼 자극적이고 음탕하고 지저분하게 보는 모습을 담아내 권력의 맛을 제대로 보여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과연 관객이 그런 태수의 선택을 지지할까? 난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봤다. 내가 보여주려 했던 메시지는 그게 아니니까”라고 자극적 장면을 지양한 이유를 밝혔다. 기존 영화에서 흔히 등장했던 룸살롱 대신 펜트하우스로 장소가 바뀌면서 영화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화려한 조명과 깃털이 나부끼는 공간. 고급스러운 척 위선을 떨 수 있는 그런 공간. 하지만 그 안에서도 존재하는 서열. 바로 그 곳이 ‘더 킹’의 펜트하우스다. 이곳에서 한강식은 고급술을 마시며 최고 높은 서열을 상징하는 위치에 앉아 모든 것을 관망한다. 그런 한강식이 마이크를 잡고 부르는 노래가 대중가요인 ‘버스 안에서’라니 참으로 웃기는 노릇이다.
한재림 감독은 “양동철(배성우)이 태수(조인성)를 데리고 펜트하우스에 올라가서 깃털처럼 화려한 세상을 만나고, 그 달콤함에 취하게 만들고 싶었다. 결국 마지막엔 달콤하게 취해 권력을 향유했지만, 그때의 선택이 어떻게 자신과 사회의 비극이 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때문에 ‘더 킹’에서는 거부감이 드는 것들, 자극적인 것들을 최대한 줄였다. 관객 누구나 태수에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관객이 그의 선택을 지지하도록 말이다”고 설명했다.
한재림 감독의 철저한 계산 속에서 ‘더 킹’은 15세관람가로 세상 밖에 나오게 됐다. 자극적이거나 잔인하지 않아도, 노출이 없어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면 관객은 따라오게 돼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