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POP초점]300만 '너의 이름은.' 애니 불모지 韓 점령한 재패니메이션

입력 2017-01-24 11: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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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포스터 /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포스터 /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액션이나 코미디, 블록버스터도 아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1월 극장가에서 롱런 중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로 치부되던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한겨울 한국 극장가를 사로잡았을까. 300만 명을 동원한 '너의 이름은.' 흥행 비결을 분석했다.

◆ '너의 이름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잇는다

'너의 이름은.'(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은 서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가 주인공이다.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시공간을 초월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을 담았다. 지난 4일 개봉한 이 작품은 24일 기준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얼마 전까진 충무로 대표 스타들이 뭉친 '마스터',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가 뭉친 '얼라이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세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으로 대표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수요층이 꾸준한 장르 중 하나다. 그간 국내 흥행 기록 1위는 지난 2004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 명)이었다. '너의 이름은.'은 이 마저도 갈아치웠다.

◆ 신카이 마코토, 애니메이션 불모지 韓에 상륙하다

애니메이션의 자국을 넘은 흥행, 이는 국내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한국 극장 애니메이션의 대표 히트 상품은 '뽀로로'와 '터닝메카드' 시리즈 등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란 인식에 국한돼 있다.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은 아직까지도 넓은 연령대의 관객을 확보하지 못했다.

물론 이를 타파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지난해 개봉한 '달빛 궁궐'(감독 김현주/제작 스튜디오홀호리)이 대표적이다. 600년 만에 깨어난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열세 살 소녀의 궁궐 판타지 어드벤처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와 비슷하다는 평이 퍼지면서, 개봉 전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대해 김현주 감독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달빛 궁궐'은 15만 3,000여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퇴장했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스틸 /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스틸 /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반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은 전 세대가 즐기는 장르다. 현지에서 1,640만 관객을 동원한 '너의 이름은.'의 흥행 역시 이런 배경이 있기에 가능했다. 많은 자본과 경험치가 필요한 장르이지만, 타켓층이 넓기 때문에 꾸준한 실험과 발전이 가능했다.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역시 얼마 전까진 일본 독립 애니메이션계의 대표 주자였다. 그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미와 신나는 OST로 재패니메이션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 동 일본 대지진과 세월호 참사, 재난으로 통한 감성

'너의 이름은.'이 한국 관객을 사로잡은 이유는 또 있다. 범국가적 재난에 대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너의 이름은.'은 소년과 소녀의 시공간을 초월한 로맨스가 골자다. 하지만 그 뒤에는 이미 발생한 비극을 발생 전 상황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바람이 담겼다. 지난 2011년 발생한 동 일본 대지진의 영향이다. 이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인들의 정서와도 맞닿은 지점이다. 예견된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타키의 간절함이 관객의 공감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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