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2017년 설 연휴에도 어김없이 ‘아육대’가 찾아온다.
MBC ‘설특집 2017 아이돌스타 육상 양궁 리듬체조 에어로빅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방영된다. ‘아육대’는 아이돌 가수들이 스포츠 종목에 도전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이번 설 특집 ‘아육대’ 진행은 전현무, 이수근, 에이핑크 정은지가 맡았다.
‘아육대’는 지난 2010년 추석 특집으로 처음 전파를 탄 이후, 매년 설날과 추석 연휴 때면 시청자들을 찾는 MBC의 대표 명절 특집 프로그램이다. 인기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해 무대 위에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발군의 운동실력을 뽐내고 좋은 성적을 거둔 출연진은 ‘체육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추석 특집 방송만 하더라도 신설 종목인 리듬체조 종목에서 우주소녀 성소가 두각을 나타내는 활약을 펼치며 이슈를 모았다. 이런 화제성은 ‘아육대’가 14회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비판도 있었다. 매번 끊이지 않는 출연진의 부상 소식은 ‘아육대’가 쓴소리를 듣는 가장 큰 이유다. 몸을 쓰는 체육대회이다 보니 부상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고, 제작진이 아무리 만전을 기한다고 해도 순식간에 발생하는 사고는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몇 해 전부터 ‘아육대’는 부상 위험이 높은 종목을 아예 폐지하고 새로운 종목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설 특집 방송에서는 풋살이 폐지되고, 남자 에어로빅댄스가 신설됐다. 의료팀 인력도 보강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지난 16일 진행된 녹화는 부상 소식 없이 마무리됐다.
부상뿐 아니라, 인기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하는 만큼 팬덤 사이의 과열된 경쟁도 ‘아육대’를 둘러싼 논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역시 이번 설 특집 녹화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과연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연출을 맡은 최행호 PD는 녹화 당시 분위기와 아쉬웠던 점, 신설 종목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다음은 최행호 PD와의 일문일답.
▶ 최근 녹화를 마쳤다. 현장 분위기가 어땠나. 일단, 사고 없이 끝난 건 너무 다행인 일이다. 목표했던 무사고는 이룬 것 같은데, 경기 자체의 박진감이 조금 떨어지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조금 남는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출전한 아이돌 분들이 실력 발휘를 다 못했다는 점이다. 연습하고 리허설 할 때는 다들 너무 잘했는데, 실제 촬영할 때는 다들 실력 발휘를 못하고 실수도 많이 나왔다. 노력한 만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다.
▶ 출연자들이 연습 기간은 어느 정도 가졌나. 출연자마다 다른데, 다들 한 달 반 정도씩은 연습을 했다. 짧은 기간은 아니다. 그런데 연말, 명절이 끼어 다들 바쁜 시기라, 연습량이 추석 때보다는 부족했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든 점이 있었다. 특히, 가수 분들이 출연하다보니 연말에 시상식, 콘서트 등으로 바빴다.
그렇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출연자 분들이 힘들 수도 있는데, 시청자들과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더라. 제작진의 요구사항을 훨씬 뛰어넘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승패를 떠나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가짐이 좋아보였다. 오히려 저희보다 이 친구들이 더 열심히 했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는 연습한 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 왜 그렇게 실력 발휘를 못했을까. 녹화 날 팬들이 5천명 가까이 왔었다. 현장에 많은 사람들도 모이고, 출연진 나이가 어리다보니 다들 긴장감이 컸던 것 같다. 아이돌들이 무대에서는 정말 잘하는데, 이런 스포츠 경기는 익숙지 않아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다들 현장을 즐기는 건 여유 있게 즐기고, 실수가 나와도 밝은 표정으로 끝까지 다하긴 했다. 그런데 다른 녹화처럼 두 번, 세 번 진행되는 게 아니라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다. 경기가 단 한 번에 끝나기 때문에 그 긴장감 속에서 실수가 나왔던 것 같다.
▶ 이번 설 특집 ‘아육대’를 제작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점은 무엇인가. 일단 기본적으로 사고가 없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사고가 안 난 적이 없었다. 특히나 아이돌들은 부상이 치명적이다. 활동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출연진이 다치면 팬들도 마음 아프지 않나. 그래서 무조건 안 다치게 해야겠다 싶어서 경호, 의료인력 등 안전에 대한 것들을 가장 신경 썼다. 그래도 결국 경기하다보면 안 다칠 수 없겠다 싶어서 몸싸움이 일어나는 종목을 다 제외하고, 출연자들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종목을 찾았다. 그러다보니까 에어로빅댄스도 나온 거다.
▶ 에어로빅댄스 종목이 신설됐다. 현장 반응은 어땠나.
일단 이번에 신설된 에어로빅댄스는 세계 선수권 대회까지 있는 종목이다. 그 대회의 국가대표 출신 코치들이 기본적인 에어로빅을 가르쳐줬고, 아이돌들이 직접 콘셉트와 안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서 구성했다. 아무래도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현장에서 보신 분들은 많이 즐거워하셨다. 새로운 볼거리도 되고, 연습량이 보이는 게 현장에서는 느껴졌다. 방송에서 어떻게 보일지….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에 낯선 종목이기는 하다. 에어로빅댄스는 세계 선수권 대회가 있기는 하지만 올림픽 정식 종목도 아니고, 점수 책정 방식도 낯선 부분이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어떻게 보실지 솔직히 걱정도 된다.
▶ 리듬체조 종목에서 성소가 화제를 모았던 것처럼 에어로빅댄스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은 출연자가 있다면? 여섯 팀이 다 잘해서 굳이 한 팀을 고르기가 어렵다. 다만, 이번에 녹화하면서 그런 느낌은 있었다. ‘아육대’에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나와서 이변이라고 할까, 새로운 체육돌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기존 ‘아육대’에서 강점을 나타냈던 출연자뿐 아니라 새로운 체육돌이 등장할 거다.
▶ ‘아육대’가 벌써 14회째를 맞았다. 매 명절마다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서 보기에 쉽고 편한 프로그램이기는 하다. 또 팬덤이 큰 아이돌들이 운동회를 한다는 기획 자체가 나쁜 것 같지 않다. 연령층이 높으신 분들은 출연자들을 잘 모르다보니까 안 보시기는 한다. 그래도 보시는 분들은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땀 흘리면서 뛰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승패보다 열정, 땀, 이런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지 않나 싶다. 이게 스포츠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인데, 거기에 출연자들이 어린 아이돌이라는 점이 결합되면서 아직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 이번 설 특집 ‘아육대’의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면? 일단 신설 종목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승패보다 그간의 땀과 열정이 드러날 것 같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 금메달을 딴 팀은 자기들만의 경기로 끝난 것이 아니라 객석에서 세리머니를 함께 했는데 그 부분도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승패에 연연하는 모습에서 벗어난 것 같다. 현장에 온 팬들과 같이 즐기면서, 승리하는 것보다 새로운 모습을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출연자들의 마음을 봐주셨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