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7광구’ 악몽은 잊은 지 오래다. 누적관객수 5,700만 명에 빛나는 JK필름이 ‘공조’로 또다시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천만 영화를 두 편이나 보유한 것도 모자라 매번 히트작을 내놓고 있는 흥행명가 JK필름이다.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제작 JK필름)가 지난 2월1일 드디어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경쟁작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에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대역전에 성공하며 올해 개봉작 최초로 500만 관객을 돌파한 ‘공조’다.
‘공조’가 주목 받았던 건 현빈, 유해진, 김주혁이라는 쟁쟁한 배우들의 합류도 있었지만, 국내 대표 제작사 JK필름이 제작을 맡았다는 점도 있었다. 쌍천만 감독 윤제균이 이끌고 그의 절친 길영민 대표가 수장을 맡고,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엔테터인먼트 투자팀을 거친 장진승 이사가 합류한 JK필름은 그야말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윤제균 감독과 길영민 대표가 뭉친 JK필름의 첫 영화는 ‘해운대’(2009)였다. 부산 해운대를 무대로 지진 쓰나미로 인한 재난을 다뤄 1,145만3,338명을 동원했다. 이어 ‘하모니’(306만8,544명)가 흥행에 성공했고, 저예산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69만9,973명)도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알짜배기 흥행을 기록했다.
여기에 ‘퀵’(312만5,069명), ‘댄싱퀸’(405만8,225명), 제작 과정에서 이명세 감독의 하차로 내홍을 겪었던 ‘스파이’(343만6,012명)마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 흥행작 반열에 올려 놓은 JK필름. ‘해운대’부터 ‘스파이’까지 5년간 제작한 8편의 영화 중 손해를 본 작품은 ‘시크릿’(104만6,787명)과 ‘7광구’(224만2,510명)뿐이었다.
그리고 이후 ‘국제시장’(2014)을 기점으로 JK필름의 흥행불패는 계속되고 있다. 애국영화라는 오명으로 출발했던 ‘국제시장’은 오히려 논란이 도움이 됐을까, 1,426만2,198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더불어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에 이어 ‘국제시장’까지 1,000만 돌파에 성공하며 ‘국내 최초 쌍천만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신파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엄홍길 대장의 실화를 그려내 775만9,761명을 끌어 모은 ‘히말라야’도 지난 겨울 시장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 영화 ‘좋아해줘’가 84만8,148명에 그쳤지만 이는 리양필름과 공동제작이었다. CJ엔터테인먼트 출신의 이한승 대표가 설립한 리양필름의 첫 작품을 위해 그간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힘을 보탠 것. ‘좋아해줘’를 제외한 JK필름의 영화 11편 중 9편이 성공이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JK필름 전신인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필름 또한 5편의 영화 중 ‘낭만자객’(94만134명) 1편만이 손해를 봤다. ‘간 큰 가족’(159만3,038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53만3,103명), ‘1번가의 기적’(275만457명), ‘색즉시공2’(208만8,134명)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1,000만 영화 ‘해운대’부터 5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공조’까지, 국내 관객의 무한 지지를 받고 있는 JK필름의 흥행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이는 윤제균 감독의 영화지론에서 찾을 수 있다. 전문적으로 영화를 공부한 정통 영화인 출신이 아닌, 광고 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윤제균 감독은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신혼여행’(2000) 각본가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어 데뷔작 ‘두사부일체’(2001)로 시작부터 성공가도를 달려온 윤제균 감독이다.
허나 ‘색즉시공’ ‘낭만자객’이 히트했음에도 B급 코미디 전문이라며 그를 무시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은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며 조폭, 19금 코미디에 이어 재난 영화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어왔다. 그리고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 오히려 엘리트 영화인 코스를 밟지 않았기에 더욱 냉정하게 연출과 제작에 임할 수 있었다는 윤제균 감독이다. JK필름 길영민 대표 또한 회사원 출신이다. 말단 스태프까지 이름을 외우기로 유명한, 사람 좋은 윤 감독이기에 길 대표는 안정된 직장을 관두고 JK필름에 합류했다.
‘공조’ 또한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는 JK필름의 모토가 반영된 작품이다. 거기에 한국인만이 공감할 수 있는 분단 현실과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라는 기발한 설정을 녹여냈기에 ‘공조’는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여기에 대형 뮤지컬 오디션에 참가한 삼류 음악 감독과 다문화 가정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마이 리틀 히어로’(2013)로 데뷔한 김성훈 감독은 ‘공조’에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남북 형사 조합으로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누군가는 JK필름의 영화는 소위 ‘안전빵’이라며, 예술이 아닌 상업적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가. 영화 한 편에 들어가는 돈은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이다.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고, 1만 원을 주고 2시간 동안 상영관에 앉은 이들에게 티켓 값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면. 이런 제작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영화계 열정페이 행태에 반기를 들며 말단 스태프까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1,000만 돌파 흥행 보너스까지 안긴 좋은 본보기가 된 것도 그 시작은 JK필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