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사임당'의 예술혼이 심상치 않다. 2008년 '바람의 화원'을 연상하게 하는 아름다운 그림들이 펼쳐지고 있다.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연출 윤상호)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 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 사임당(박혜수 분)과 어린 이겸(양세종 분)의 사랑을 더욱 공고하게 하는 매개체이자 조선시대 사임당과 현대의 서지윤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안견의 금강산도다. 이겸이 사임당에게 선물한 금강산도가 공교롭게도 서지윤을 위기에 빠트렸다. 서지윤은 한상현(양세종 분)과 함께 가짜 금강산도의 진위 여부를 밝히는 반격을 준비 중이다.
'사임당'은 율곡이이를 키워낸 현모양처이기 이전에 그림에 능한 예인으로서의 사임당을 주목하고 있다. 이겸이라는 허구의 인물은 사임당의 첫사랑이자 미적 감각을 더 키워주는 조력자 같은 존재다. 극중 이겸이 사임당에게 귀한 금강산도나 먹을 선물하고, "함께 절경을 보고 풍광을 그리자"며 청혼하는 모습이 이들의 사랑에 예술혼이 함께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림과 팩션 사극이라는 '사임당'의 주요 특징은 2008년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떠올리게 한다. '바람의 화원'은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박신양 분)와 신윤복(문근영 분)의 일대기를 픽션화한 작품이다. 높은 완성도로 많은 마니아층에게 호평 받았고, 여성이라는 허구적 설정의 신윤복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기한 문근영은 그 해 S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아름다운 그림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비밀의 화원' 때처럼 '사임당' 때도 시청자들을 잡아당기고 있다. 다음 주 방송부터 사극 신에서도 본격적으로 성인 배우 이영애와 송승헌, 오윤아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영애가 예인 사임당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사임당의 그림은 드라마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채색됐을지, 이제 막 시작된 '사임당'의 일기 내용들이 더욱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