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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TV]"사극 주인공은 王?" 마봉춘이 불러온 궁궐 밖 영웅들

입력 2017-02-10 06: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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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MBC 방송화면 캡처,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안방극장의 스테디셀러는 뭘까. 멜로, 로맨틱 코미디 등이 떠오르지만 사극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는 소재다. 특히나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사극은 시청률 보증수표란 말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 이 분야의 강자는 단연 MBC다. KBS가 고증에 충실한 정통 사극을 지향하는 반면, MBC는 부족한 기록을 상상력으로 보완해 새로운 드라마를 써나가는 콘텐츠가 많다. 최근에는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장르의 새로운 분기점이 되기도 했다. 흐름을 선도한 MBC표 팩션 사극들을 모았다.

MBC 제공
MBC 제공

◆ 이병훈 PD표 사극들, 궁궐 밖 영웅들을 불러오다

MBC 팩션 사극의 역사는 이병훈 PD의 등장과 전으로 나뉜다. 지난 1974년 드라마 '113 수사본부'로 데뷔한 그는 주로 사극에서 두각을 드러낸 연출자다. 특히나 캐릭터의 일대기를 긴 호흡으로 그리는데 뛰어나다는 평이다. 역사에는 한두 줄 정도로만 간략히 기록된 인물이지만, 그와 만나면 대서사시의 주인공이 된다.

이병훈 PD표 팩션 사극의 등장은 왕실 중심으로 전개되던 기존 사극에 익숙하던 시청자들에겐 충격 그 자체였다. 고난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은 '허준'(1999) '상도'(2001) '대장금'(2003) '동이'(2010) 등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소재다. 일각에서 자기복제라고 평하는 이유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고난을 안기면서도 이를 극적으로 풀어내는 그의 솜씨는 아직까지 독보적이다. 실제로 그의 최근작 '옥중화'(2016)는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과 개연성 실종이란 혹평에도 평균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드라마 '선덕여왕' 포스터
드라마 '선덕여왕' 포스터

◆ '선덕여왕' 남성 중심 역사에 여성 투톱을 외치다

사극의 틀을 깬 작품은 또 있다. 남성 중심의 장르란 편견을 깨고 여성 투톱 체제를 내세운 '선덕여왕'(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박홍균 김근홍)이다. 지난 2009년 방송된 이 드라마는 한민족 최초의 여왕인 신라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담았다. 평균 시청률 36.6%(닐슨 전국), 자체 최고 43.6%란 전설적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1400년 전 역사에 숨결을 불어넣은 상상력의 승리였다.

그런데 '선덕여왕'의 주인공은 덕만 공주(이요원)만이 아니다. 미실(고현정) 역시 이 드라마의 중심축이다. 왕 혹은 재상과 장수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던 기존 사극과는 정반대인 구도다. 특히나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을 사로잡은 팜므파탈 미실은 '선덕여왕'이 낳은 히트작이다. 그의 표정과 제스처, "이 미실"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 등 의 대사는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역적' 스틸 / 후너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역적' 스틸 / 후너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 '역적' 서자 아닌 혁명가 홍길동의 귀환 기존 팩션 사극의 흐름은 실존 인물에 허구를 가미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방송 중인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은 이와는 대척점에 선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그간 허균의 소설 속 주인공으로만 여겨지던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홍길동을 불러냈다. 신출귀몰한 '도인 홍길동'이 아니라 500여 년 전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을 재구성했다.

즉, '역적' 속 홍길동은 호부호형의 설움에 괴로워하는 인물이 아닌, 세상을 바꾸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지닌 혁명가다. 이는 조선 후기의 보부상이나 1900년 일본 경시청에 검거된 활빈당원들에게도 홍길동의 자취가 남아있음에 착안한 시도다. 연산군 시대의 인물인 그가 400년 뒤에도 민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도술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소설 속 홍길동 보다 더욱 드라마틱할 수도 있는 이야기다. 이러한 시도에 힘입어 '역적'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월화극 다크호스로 등극했다. 흥행불패 MBC 팩션사극의 명성을 이을 작품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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