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재심' 김태윤 감독 "택시기사 살인사건 소재 부담스럽더라"

입력 2017-02-16 06: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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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실화. 이것만큼 연출자를 홀리는 소재가 있을까. 하지만 그만큼 까다롭다. 상상력의 산물이 아닌 실재하는 사람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특히나 전 국민적 관심을 받는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15일 개봉한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제작 이디오플랜)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 드라마다. 지난 2000년 8월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모티브다.

실화를 다룬 영화들은 늪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 접근과 편향된 시각이다. 사건 당사자에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면 생기는 일이다. 하지만 '재심'은 예외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준영과 현우의 여정을 담담하게 비춘다. 그러다 보니 오해도 산다고. 김태윤 감독은 "법정물을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했다는 반응도 있다"고 말했다.

영화 '재심' 스틸 / CGV 아트 하우스 제공
영화 '재심' 스틸 / CGV 아트 하우스 제공

"'재심'은 법정물이나 사회고발 영화 혹은 스릴러가 아니다. 그런 걸 생각하고 본다면 부족한 영화일 수도 있다. 사실 나는 그다지 담담하게 그리지 않았다. 근데 보시는 분들은 눌러 담은 느낌이라더라. 내 성격이 원래 좀 그렇다. 그럼에도 '왜 오버야'라는 반응도 있다. 영화의 톤에 대한 의견은 그 층이 다양하니까. 연출자로서는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김태윤 감독의 전작은 '또 하나의 약속'(2013)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역시 실화다. 또한 거대 기업을 상대로 한 투쟁이기도 했다. 덕분에 김태윤 감독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고. 그가 다시는 실화의 영화화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하지만 그 결심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김태윤 감독은 "'또 하나의 약속' 개봉 전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알게 됐다. 그때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내가 온 힘을 다해 만들어 볼 수 있는 작품일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영화 '재심' 스틸 / CGV 아트 하우스 제공
영화 '재심' 스틸 / CGV 아트 하우스 제공

"실화는 대상이 되는 인물들을 고려해야 한다. 영화화될 가치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잘못했다가는 피해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사건 자체가 되게 드라마틱 했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쓴 시나리오와는 차원이 다른 설정이다. 사실 누명을 써서 감옥에 들어간 건 흔한 설정 아니냐. 그런데 근로 복지 공단에서 피해자 최 군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극적이었다. (누명을 쓰고)징역을 살고 나왔는데 원금에 이자까지 내야 하는 거다. '이 사람은 그럼 어떻게 살란 말이지?'란 생각이 들더라."

결국 김태윤 감독은 영화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자료조사와 사건 당사자 인터뷰에만 1년, 극화 시키는데 1년, 캐스팅과 영화 개봉까지 또 1년이 걸렸다. 불확실한 상황을 견디고 인내한 결과물이 바로 '재심'이다.

"데뷔작을 찍고 차기작을 준비했는데 엎어진 적이 있다. 그러다 7년이 훌쩍 가더라. 그때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영화를 한다는 게 과연 행복한 건지 의문이 들더라. 나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대중성과 흥행을 이야기한다. 근데 막상 잘 나가 건 몇몇뿐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온전하게 쏟아낼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는 게 맞지 않을까?"

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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